金위원장 리더십 위기설 확산
“대안 없어… 보수정당인지 의문 들 정도”공정경제 3법 추진 등 보수층 반발 커져
‘보수 심장’ TK서 당 지지율 15.4%P 급락
金 만난 김택진 “정치에 뜻 없어” 선 그어
김종인, 택진이형 만난 까닭은
27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현장 정책간담회를 개최한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택진(왼쪽) 엔씨소프트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민의힘 영남 지역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당내엔 내년 보궐선거 후보가 없다고 하면서 마땅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정책들을 보면 과연 보수정당인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비대위가 보궐선거 후보를 놓고 뜬구름 잡기식의 발언만 쏟아 내는 건 결국 자신들의 존재감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며 “비대위가 모든 걸 하겠다는 아집을 버리고 당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출범한 김종인 비대위는 보수 재건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최근 정체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김 위원장이 외연 확장을 위해 공정경제 3법 추진 등을 강행하면서 보수층의 반발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9~23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9% 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보수 심장’인 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2%로, 3주 전 같은 조사(47.4%)보다 15.4% 포인트 떨어졌다. 전날 김 위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41주기 추도식에서 일부 참석자에게 “빨갱이가 왔다”, “보수를 망치지 말라” 등의 항의를 듣기도 했다.
경남 진주을에서 4선을 지낸 김재경 전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인기 영합적으로 당내 양쪽 눈치만 보고 뭘 해결했느냐”며 “지금 우리 당의 리더십은 똑똑한 독재자가 아니라 유권자와 당원의 뜻을 존중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물러나라. 빠를수록 좋다. 우리 당의 구심점이 아니라 불만의 온상”이라고 힐난했다.
김 위원장의 ‘발등 찍기식 인사’도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비공개 모임에서 김 위원장이 영입한 한 비대위원이 ‘당이 나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완화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한 의원은 “현시점에 상속세 완화 얘기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느냐”며 “김 위원장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저러니 당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영입설이 돌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만난 뒤 “추가로 꼭 만날 사항은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도 “(정치에) 전혀 뜻이 없다. 저는 기업가”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10-28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