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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커플의 ‘격리 베이킹’ 경제난 멕시코에 희망으로

조각가 커플의 ‘격리 베이킹’ 경제난 멕시코에 희망으로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0-10-22 22:26
업데이트 2020-10-2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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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생계 끊어져 제빵 사업 시작
SNS 타고 유명세 “사람들에 용기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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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조각가 데이비드 아얄라 알폰소(가운데)가 동료 안드레아 페레로(오른쪽)와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구워낸 빵을 진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멕시코 조각가 데이비드 아얄라 알폰소(가운데)가 동료 안드레아 페레로(오른쪽)와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구워낸 빵을 진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캡처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생계가 막막해진 멕시코의 젊은 예술가 2명이 조각칼을 내려놓고 밀가루와 오븐으로 ‘생계형’ 예술 작업에 나서 인스타그램 스타가 됐다. 타의로 예술 대신 제빵을 선택했지만, 음식 문화를 중시하는 멕시코에선 어려운 시절 음식을 고리로 사람들이 희망을 찾고 있다.

수도 멕시코시티의 조각가 커플인 안드레아 페레로와 데이비드 아얄라 알폰소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로 생업이 위협받자 자신들의 작은 아파트에서 빵을 굽기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건 43달러짜리 토스터 오븐이 전부였다. 페레로는 “우리는 빈털터리 상태였고, 오븐도 외상으로 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구워낸 브라우니와 케이크, 쿠키, 도너츠 사진들을 인스타그램 ‘격리(Cuarentena) 베이킹’, ‘방역 베이킹’ 계정에 매일 올렸다. 다행히 빵집은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곧 수백명의 고객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몇 달 후 주문이 넘치는 지경이 되자 예술가 동료 한 명도 직원으로 채용했다. 페레로는 멕시코시티 미술학교에 강의를 나가고 지난해 국제조각전에서 수상하는 등 촉망받는 예술가였다.

다양한 식문화를 자랑하는 멕시코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생존 전략으로서의 요리의 힘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요리사 겸 요리책 작가인 패티 지니치는 “멕시코에서 길거리 음식은 ‘거리로 나온 집’”이라고도 표현했다. 하지만 감염병으로 일자리 수백만개가 사라지자, 생계가 막막해진 사람들은 가정요리를 파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페레로는 “브라우니 상자에 십자가와 사랑의 메모를 써 달라는 고객도 있다”며 1.75달러에 사람들에게 소소한 기쁨과 희망을 제공한다는 용기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10-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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