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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마추픽추 유적 단 한 사람에 공개, 7개월 ‘조른’ 일본 남성

페루 마추픽추 유적 단 한 사람에 공개, 7개월 ‘조른’ 일본 남성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0-13 15:05
업데이트 2020-10-1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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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가 세계에 자랑하는 잉카 문명 관광지 마추픽추 유적을 단 한 사람에게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13일 오후 9시(한국시간) 현재 85만 1171명으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많고, 사망자는 3만 3357명으로 여섯 번째로 많은 페루가 다음달 재개장을 앞두고 전 세계 관광객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해 일종의 프로모션으로 특별 관람을 허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중순 남미 여행 중에 처음 이곳을 찾았다가 코로나 감염병이 확산돼 유적이 폐쇄되자 근처에 계속 머무르며 재개장할 날만 손꼽아 기다려온 제시 가타야마(26)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늘상 북적이던 세계적 유적을 두 명의 다큐 제작진만 대동한 채 오롯이 돌아보는 행운을 누렸다. 오사카 출신인 그는 쿠스코에서 사흘만 머무르며 마추픽추를 돌아볼 생각이었는데 방문하려고 예약한 날을 하루 앞두고 폐쇄됐다.

당시 페루 정부가 입출국과 도시간 이동을 모두 금지해 쿠스코 등에 있던 관광객들 모두가 발이 묶였다. 많은 관광객들이 각국 정부의 전세기나 임시 항공편을 이용해 페루를 탈출했지만 가타야마는 마추픽추를 보고 가겠다는 일념으로 계속 유적 아래 아구아스 칼리엔테스란 마을의 한 집을 전세 내 머무르며 근처 푸투쿠시 산과 칼리엔테스 폭포 등을 돌아보며 7개월을 기다렸다. 그 은근과 끈기를 칭찬해야 하는지 혼동스럽기까지 하다. 그는 16일 귀국 길에 오를 예정인데 그동안 정이 듬뿍 든 주민들이 석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화장실 휴지에 그의 얼굴을 새기고 있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

알레한드로 네이라 관광장관은 12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페루에 온” 다카야마가 특별 관람신청서를 제출한 뒤 지난 9일 마침내 유적 당국의 허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다카야마가 유적을 관람하고 “조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1일 마스크를 쓴 채 마추픽추를 유유히 누빈 그는 현지 일간 라레푸블리카에 “오로지 경이로운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남았다. 보지 않고는 가고 싶지 않았다”며 자신에게 기회를 준 당국에 고마움을 전했다.

마추픽추의 일반 재개장은 다음달로 예정돼 있는데 아직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 하루 입장객 수의 30%만 받아들이고 1.5∼2m의 거리 두기를 지키도록 할 계획이지만 워낙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추세가 뚜렷해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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