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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억 든 돈통도 두고 나와”…새까맣게 타버린 청량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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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9-21 16:24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청과물시장 새벽 화재…20여개 점포·창고 태워
“추석 앞두고 물량 대금 미리 준비했는데” 눈물
평년보다 과일값 비싸 재산피해만 수십억 추정

청량리 시장 화재..마스크로 닦는 안타까운 눈물 21일 새벽 서울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소식에 시장을 찾은 상인이 타버린 물건과 점포를 보고 흐르는 눈물을 마스크로 닦고 있다. 2020.9.21 연합뉴스

▲ 청량리 시장 화재..마스크로 닦는 안타까운 눈물
21일 새벽 서울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소식에 시장을 찾은 상인이 타버린 물건과 점포를 보고 흐르는 눈물을 마스크로 닦고 있다. 2020.9.21 연합뉴스

“불길이 순식간에 치솟아 몸만 겨우 빠져나왔어요. 가게 안 돈통에 든 현금이 2억원이 넘는데 한숨만 나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21일 큰불이 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철호(57)씨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쯤 발생한 화재로 청량리 전통시장과 청과물시장에 있는 점포와 창고 20곳이 불에 탔다. 이 중 7곳은 전소했다. 불은 전통시장 내 통닭집에서 발생해 인근 청과물시장에 옮아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마침 오늘 오전 물건을 받기로 해서 대금을 주려고 엊저녁에 돈을 찾아 가게 안에 뒀는데, 돈통을 들고 나올 새도 없이 불이 번졌다”며 “바로 앞에 있던 가스통이 터졌는데 1분만 늦었어도 목숨까지 위험할 뻔했다”고 전했다.
불에 탄 과일 정리하는 상인들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 화재가 발생한 21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상인들이 불에 타고 남은 과일을 정리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이날 오전 4시54분 발령하고 현장에 인력 129명과 소방 차량 33대를 동원해 불을 진압했다 2020.9.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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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에 탄 과일 정리하는 상인들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 화재가 발생한 21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상인들이 불에 타고 남은 과일을 정리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대응 2단계를 이날 오전 4시54분 발령하고 현장에 인력 129명과 소방 차량 33대를 동원해 불을 진압했다 2020.9.21/뉴스1

화재 발생 3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건물이 함석지붕으로 덮여 있어 잔불을 완전히 끄는 데 4시간이 더 걸렸다. 소방요원들이 헬기 등을 동원해 진압 작업을 하는 동안 피해 상인들은 매캐한 연기 사이로 그나마 남은 과일박스를 실어 나르려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불을 피한 상인 장모(61)씨는 “이 시장에서 50년 정도 장사를 하며 화재를 3번 정도 봤는데, 이번 불이 제일 컸다”며 “상인 대부분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물건을 대량으로 들여와 한 점포마다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손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청과물시장상인회 동영화 회장은 “올해는 폭염과 장마 등으로 지난해보다 과일 가격이 비싸졌다. 박스당 6만~7만원 정도로 치면 전체 재산피해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불탄 냉동창고가 330㎡(약 100평)가 넘는데, 값비싼 수입 과일이 많아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시설에 스프링클러는 없었지만, 발화 당시 화재 알림 장치가 작동해 상인들이 대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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