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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팡’ 샴페인 NO…이 막걸리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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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08-14 04:10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심현희 기자의 술 이야기] 축배에 어울리는 ‘복순도가 손막걸리’

#막걸리계의 샴페인
최소 한달 숙성해 완성
병입할 때 완전히 밀봉
풍성한 거품과 과실향

곡선미 살린 투명한 병
싸구려 깬 고급 브랜딩
막걸리계의 샴페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복순도가 손막걸리. 복순도가 제공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막걸리계의 샴페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복순도가 손막걸리.
복순도가 제공

축하할 일이 있으시다고요? 뚜껑을 ‘팡’ 하고 열면 기분 좋은 거품이 올라오는 샴페인이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를 겁니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의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고급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이지만 특유의 상징성으로 오늘날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축배의 대명사가 되었죠.

한국에서도 여전히 샴페인은 마니아층과 대중에게 고루 지지를 받는 축배의 술로 통합니다. 하지만 최근 전통주 시장이 커지고, 다양한 종류의 우리 술들이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를 얻으면서 이 공식도 깨지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검색을 하면, #막걸리계의샴페인으로 불리는 막걸리가 하나 등장하는데, 바로 울산 언양읍에 있는 양조장에서 빚는 ‘복순도가 손막걸리’입니다.

●항아리에서 발효… 피어오르는 과실향 온전히 살려

이 막걸리가 ‘샴페인’과 비교되는 건 풍성한 거품과 과실향이 풍부한 맛이 서로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복순도가 막걸리는 터지지 않도록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어야 할 정도로 탄산이 일반 막걸리에 비해 매우 강한 편입니다. 병입할 때 숨구멍을 만들지 않고 완전히 밀봉하기 때문인데요. 김민규(38) 대표는 “보통 막걸리는 탄산으로 인한 폭발을 막기 위해 숨구멍을 만들지만, 숨구멍이 있기 때문에 막걸리가 산화되는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기도 한다”면서 “우리는 밀봉으로 공기접촉을 막아 술의 지속력을 늘리고, 플라스틱 병 가운데 가장 단단한 내압병을 써서 압력에도 병이 견딜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사한 사과향과 풍성한 과실향은 손맛과 시간으로부터 옵니다. 스테인리스 통이 아닌 항아리에서 발효를 길게 해 쌀이 발효할 때 피어오르는 과실향을 온전히 살려낼 수 있죠. 일반 막걸리가 완성되는 기간은 1~2주일이지만 복순도가 막걸리는 최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이러한 양조 방식은 막걸리를 빚는 김 대표의 어머니 박복순(58)씨가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비법입니다. 김 대표는 “어릴 적 할머니집에 술방이 크게 있었는데, 할머니가 만드는 막걸리 맛이 뛰어나기로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다”면서 “할머니는 20년 전 돌아가셨지만, 어머니가 그대로 비법을 물려받아 계속 할머니의 막걸리를 빚어 왔다”고 전했습니다.

●할머니 비법 전수받아 양조… “우아한 최상급 제품으로 승부”

김 대표가 10년 전 진로를 양조장 경영으로 완전히 바꾼 이유도 “이렇게 맛있는 막걸리를 가만히 둘 수 없어서”였다고 합니다. 뉴욕 코퍼유니온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있던 그는 휴학 기간 중 한국에 들어와 CNN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직장 동료들에게 어머니가 만든 막걸리를 선물로 주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면서 “어디서 이 막걸리를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도 많이 들어 아예 상품화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하더군요.

김 대표는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양조장을 직접 짓고, 본격적으로 복순도가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수학을 전공한 남동생은 어머니에게 양조를 배워 양조 전반을 책임지고 그가 경영,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기로 역할을 나누었죠. 양조장 설립 초기만 해도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이 강해 길다란 곡선의 미를 살린 투명한 병을 디자인해 막걸리를 담아 정성스럽게 만든 고급 막걸리라는 브랜딩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연간 10만병 이상이 팔리는 국내 프리미엄 막걸리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최근엔 막걸리를 걸러낸 맑은 술 약주를 출시했는데 이 또한 마니아들 사이에서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 같다’는 찬사를 얻기도 했고요. 우리 술을 만드는데 항상 서양술을 딴 별명을 얻어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술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우아할 수 있구나 하는 인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한국 술, 막걸리는 싼 술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최상급 제품으로 승부해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는 것이 복순도가의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macduck@seoul.co.kr
2020-08-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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