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단’ 檢 주요 보직 싹쓸이
이성윤 중앙지검장 유임·검찰국장 심재철좌천 문찬석 지검장은 ‘항의성 사의’ 표명
“친정권 검사 노골적 전면 배치… 부끄럽다”
秋장관 “‘누구 사단’이라는 말 사라져야”
향후 중간간부 인사도 큰 폭 물갈이 전망
이번 주 부장급 간부 공모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법무부는 검찰의 부장급 중간 간부 내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7일 단행된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에서는 친정권 성향의 ‘추미애 사단’ 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발표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호남 출신의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점령했다. 특히 권력형 수사 등을 두고 윤 총장과 대립했던 인물들이 영전하면서 남은 수사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검찰 ‘빅4’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부터 ‘검언유착’ 의혹 수사로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워 온 이성윤(58·23기) 지검장이 유임됐다. 채널A 강요 미수 수사 지휘라인인 서울중앙지검 이정현(52·27기) 1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추 장관의 참모인 조남관(55·24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 차장(고검장)으로 승진하면서 차기 검찰국장은 전북 완주 출신인 심재철(51·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맡는다. 심 부장은 지난 1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불기소 의견을 냈다가 상갓집에서 후배 검사로부터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의 빈자리는 신성식(55·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채운다.
반면 윤 총장의 참모였던 구본선(52·23기) 대검 차장과 배용원(52·27기) 공공수사부장이 각각 광주고검장과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지난 2월 열린 검사장 회의에서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이 지검장을 공개 비판한 문찬석(59·24기) 광주지검장은 이번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된 뒤 바로 항의성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글에서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 두고 ‘친정권·추미애의 검사들’이라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어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수사팀 스스로 의혹을 생산해 내는 수사는 처음 봤다”면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법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 총장의 핵심 참모 조상준(50·26기) 서울고검 차장은 인사를 이틀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인사를 두고 검찰과 야권 등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추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장 승진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인사였다”면서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개혁 명목에 ‘능력이 부족해도 정권의 구미에 맞으면 영전할 수 있다’는 전례가 만들어지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게 구조화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지금도 지지부진한 정권 관련 수사는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20-08-10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