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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분위기 속에 끌어내려진 청두 미 영사관 성조기

축제 분위기 속에 끌어내려진 청두 미 영사관 성조기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7-27 16:27
업데이트 2020-07-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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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청두 미 영사관도 폐쇄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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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순간 담는 中
역사의 순간 담는 中 중국 정부가 ‘맞불 조치’로 중국 쓰촨성 청두 주재 미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해 철수 작업이 이뤄진 26일 청두 시민들이 역사의 순간을 담고자 휴대전화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모습.
청두 AP 연합뉴스
수천명의 중국인 몰려 미국 영사관 폐쇄 관람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청두 미국 총영사관의 성조기가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끌어내려 졌다.

미국이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방식 그대로 중국도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중국 외교부는 메신저인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이날 중국 관리들이 청두 미국 총영사관의 정문으로 진입해 구역을 넘겨받았다고 보도했다. 반면 주중 미국 대사관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 계정에 “오늘 청두 미국 총영사관에 작별 인사를 한다. 우리는 영원히 널 그리워할 것”이란 게시물을 올렸다.

이날 오전 6시 24분 청두 미 총영사관에서 성조기가 마지막으로 휘날렸고, 수천 명의 중국인들은 이 광경을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지켜보았다. 많은 중국인들은 미국 총영사관의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려 하는 바람에 경찰이 군중을 통제해야만 했다.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보기 위해 시안이나 하이난에서 오는 등 먼 거리를 이동한 중국인 관광객도 많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영사관 길 건너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는 이날 하루 매상이 2배나 껑충 뛰기도 했다.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쉬쥔칭(60)은 “사람들은 그저 궁금해서 모인 것이라고 본다”며 “중국과 미국이 협력을 중단하면 세계에 좋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미국 영사관은 다시 곧 문을 열 것”이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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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4일 폐쇄 조치를 요청한 미국의 쓰촨성 청두 주재 총영사관 앞으로 이날 현지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청두 EPA 연합뉴스
중국이 24일 폐쇄 조치를 요청한 미국의 쓰촨성 청두 주재 총영사관 앞으로 이날 현지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청두 EPA 연합뉴스
미국 11월 대선 앞두고 미중갈등 악화 우려
1985년 문을 연 청두 미국 총영사관에서는 중국 현지 직원 150명과 미국 외교관 50여명이 근무했다. 1999년 미국이 유고 베오그라드의 중국 대사관을 미사일로 오폭했을 때 반미 시위대가 영사관을 둘러싸는 등 미중 갈등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부하도 청두 미국 영사관에 뛰어들어 미국 망명을 신청했지만, 실현되지는 못했다.

스인홍 중국 인민대 교수는 미국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을 추가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곳에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던 중국 여성 연구자가 숨었다가 체포됐기 때문이다.

스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 모든 부문에 걸쳐 다퉈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6개월 안에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중국에 대해 또 다른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션딩리 중국 푸단대 교수는 “미중 양국이 심각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하고 있어 심지어 외교 관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고 본다”며 “외교관계 단절은 예전에는 세계화때문에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양국이 심각하게 서로 멀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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