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제아이가 아동학대당했어요… 김포 시립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주세요”

이명선 기자
입력 2020-07-10 09:42
업데이트 2020-07-10 11: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발달장애 5살아들 팔다리·배 심한 멍자국… 30대부친, “원장이 학대사실 알고도 은폐 시도까지”

김포시 시립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처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김포시 시립어린이집 아동학대를 처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
경기 김포에서 7살·5살짜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아버지 A씨가 “발달장애 아들인 둘째가 김포시 풍무동 시립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팔다리와 배 등에 심한 멍자국이 생길 정도로 아동학대를 받았다며 어린이집원장을 처벌해달라”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A씨는 청원을 통해 “경찰에 아동학대 사건이 접수된 것은 지난 3월인데 아직까지도 조사가 진행 중으로, 직접적인 학대 가해자는 바로 사직 처리가 됐지만 원장은 아직도 어린이집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을 포함에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이런 무능하고 무책임한 원장의 관리하에 있다”면서, “하루빨리 처벌해 더 이상 이런 사람이 어린이집의 원장, 아니 선생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원장해임을 요청했다.

다섯살 짜리 남자아이는 장애등급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 정도 말 밖에 못하고 또래에 비해 발달이 느린 편이다. 여러 병원에서 검사 한 결과 언어 지연과 인지지연 판정을 받아 장애 통합반이 있는 풍무동의 시립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몇 달 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둘째 아이가 학대를 당해 온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 워낙 활발해 이곳저곳 멍이 들어 집에 오는 편이었고 남자아이니까 놀다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가볍게 넘겨 왔으나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심각한 멍이 발견될 경우가 종종 있었다.

어린이 집을 다닌 지 몇 달 후부터 허벅지에 어른 주먹만 한 멍이 들어올 때도 있었고 팔과 다리·배 등에 작은 멍자국이 생긴 적이 많았다. 학대를 의심하기보다는 왜 다쳤는지 알고 싶어 물어보면 모른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왜 멍이 들었는지 모르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았으나 장애 통합반으로 운영되는 어린이집이 많지 않을 뿐더러 워낙 힘든 아이를 맡아주는 게 고마워 참고 오랜 기간을 지나쳤다.

A씨는 가끔 어린이집의 원장에게 CCTV를 확인할 수 있냐고 문의했으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와야 확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A씨의 아내는 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회의 때 CCTV 사각지대가 많으니 추가 설치 가능 여부를 요청했지만 원장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시청에 문의하기는커녕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 2월쯤 목뒤와 팔 안쪽·뒤통수에 멍이 들어오는 일이 발생해 CCTV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일주일쯤 후 아동보호기관에서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아동에 대한 학대 신고가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후 아동보호기관 담당자들과 경찰관 및 관련 부서 시청 직원들이 어린이집을 방문해서 CCTV를 확인하면서 여러 아동학대 정황을 포착했다.

그날 바로 경찰에 아동학대 신고를 했고 아직까지도 조사 중이다.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를 밀치고 낮잠을 자지 않는다고 앉은뱅이 책상 아래에 아이를 집어넣고 못 나오게 했다. 그 사람을 보는 자체가 고통이었고 또 학대당한 아이가 그 사람을 볼까 봐 집 앞 놀이터도 마음대로 나갈 수가 없는 2차적 고통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찰 조사 결과 원장이 아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은폐하려고 해왔던 사실이 밝혀졌다.

청원글 말미에서 A씨는 “우리 아이를 학대한 관련자들이 처벌받고 사건이 종결돼도 저희 부부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원장의 해임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