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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혼에 중요한 일들 되찾아야” 격리 중에도 놓지 못한 ‘예술의 가치’

“우리 영혼에 중요한 일들 되찾아야” 격리 중에도 놓지 못한 ‘예술의 가치’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0-07-09 20:50
업데이트 2020-07-1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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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 자네티 감독 ‘랜선 간담회’

이탈리아서 지난달 돌아와 자가격리 중
18·19일 예정된 공연 온라인으로 설명
코로나 이후 관객들과 첫 대면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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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유튜브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8, 19일 여는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왼쪽에 자네티 감독과 기자들의 대화가 동시 번역돼 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이 9일 오전 유튜브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18, 19일 여는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면 왼쪽에 자네티 감독과 기자들의 대화가 동시 번역돼 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음악은 비즈니스가 아니죠, 영혼의 양식입니다. 우리 삶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에요.”

자가격리 기간 2주, 방역당국과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들과의 수백통의 전화.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에게 이런 불편함은 힘들지만 견딜 수 있고 참아야만 하는 것이었다.

“우리 삶에서 예술의 가치가 잊혀질까 봐 두렵다”는 그가 코로나19 이후 관객들과 처음 마주해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서다.

코로나19로 상반기 계획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난 2월 말 이탈리아로 돌아갔던 자네티 감독은 지난달 30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 경기 수원의 한 레지던스에서 머물고 있다. 그는 9일 이곳에서 유튜브를 통해 오는 18일과 19일 경기아트센터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열리는 ‘경기필 앤솔러지 시리즈Ⅳ-모차르트&베토벤’ 공연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그는 공연의 의미를 소개하고 싶은 맘에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14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기획팀에 랜선 인터뷰를 부탁했다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그램 변경부터 속내까지, 끊임없이 말을 이어갔다.

경기필의 첫 대면공연 프로그램은 70명의 합창단이 출연하는 말러 교향곡 3번 대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소규모 편성곡으로 바뀌었다. 팀파니와 트럼펫, 클라리넷 등을 뺀 비교적 작은 규모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과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을 연주한다. 그 사이 슈트라우스의 13대의 관악기를 위한 세레나데가 지나간다.

자네티 감독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은 두 작곡가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셰익스피어가 ‘인생은 대비’라고 이야기했듯 두 작품과 슈트라우스가 17세에 작곡한 세레나데를 통해 삶과 죽음의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베토벤의 현악 4중주 16번 4악장 노트에는 ‘괴로워하다 힘들게 내린 결심’, 그래야만 할까?’, ‘그래야만 한다’는 메모가 적혔다. 자네티 감독은 “제게 이 문장이 ‘음악이어야 하는가? 그렇다, 음악이어야 한다. 삶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면서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영혼에 너무나 중요한 일들을 다시 찾아야 하고 그것은 음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0-07-1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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