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화첩 16쪽이 70억?… 겸재도 놀라 벌떡 일어날 듯

화첩 16쪽이 70억?… 겸재도 놀라 벌떡 일어날 듯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0-06-23 22:18
업데이트 2020-06-24 03:2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보물 ‘정선 화첩’ 새달 15일 경매 출품

산수화-인물화 8점씩 총 16점 구성
각 그림 ‘겸재’ 서명 ‘정선’ 백문방인
1740년 후반 70대에 그린 작품 추정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96호 ‘정선 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중 ‘해악팔경도’의 금강산의 단발령(윗줄 왼쪽부터),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아래 줄 왼쪽부터),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이다. 174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은 우학문화재단이 소장한 것으로, 다음달 15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 제공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96호 ‘정선 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 중 ‘해악팔경도’의 금강산의 단발령(윗줄 왼쪽부터),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아래 줄 왼쪽부터),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이다. 1740년대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은 우학문화재단이 소장한 것으로, 다음달 15일 열리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 제공
조선 후기 대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보물 화첩이 경매에 나온다.

케이옥션은 다음달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7월 경매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96호 ‘정선 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이 출품된다고 23일 밝혔다. 낙찰 추정가는 50억~70억원이다.

이 화첩은 금강산과 주변 동해안 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 8점과 중국 송나라 유학자들의 일화와 글을 소재로 그린 고사인물화 8점 등 총 16점이 묶여 있다. 원숙한 필치와 과감한 화면 구성, 산수화와 인물화를 각 8점씩 균형 있게 고려한 드문 형태 등 작품성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2월 보물로 지정됐다.

화첩은 우학문화재단 소유로 용인대가 관리해 왔다. 재단은 작고한 이규훈 전 용인대 이사장이 1996년 설립했으며, 국보 262호 ‘백자 달항아리’, 국보 263호 ‘백자 청화산수화조무늬 항아리’, 보물 제1286호 고려시대 불화 ‘수월관음도’를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용인대박물관 기획전 등을 통해 소장품을 공개해 왔다. 화첩 표지에는 ‘겸재화’(謙齋畵)라는 표제가 써 있고, 각 그림에는 제목과 ‘겸재’(謙齋)라는 서명과 함께 ‘정’(鄭), ‘선’(敾)을 각각 새긴 두 개의 백문방인(白文方印·글자 부분이 하얗게 찍히는 도장)이 찍혀 있다. 이것으로 미뤄 1740년대 후반 겸재 나이 70대에 그린 작품으로 추정된다.

수묵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8점은 ‘단발령’,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 순서로 구성됐다. 소품이지만 화면의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의 풍도가 넉넉하게 잘 표현돼 있다. ‘비로봉’ 등 5폭은 겸재의 ‘해악전신첩’(보물 제1949호)에는 없는 경관이다.

고사인물화는 인물을 작게 묘사하고 산수 배경과의 조화를 강조한 점경인물(點景人物)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고사인물화는 대개 시대를 특정하지 않고 중국의 현인이나 은자들을 두루 그려 내는데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송나라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점에서 조선 후기 문인 취향을 잘 보여 준다는 평가다.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는 겸재 화첩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는지 여부다. 기존 고미술품 최고 낙찰가는 2015년 12월 서울 경매에 나왔던 보물 제1210호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이 기록한 35억 2000만원이다.

겸재의 작품은 다음달 4일부터 경매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사전 예약을 거쳐 관람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2020-06-24 26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