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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신경 갖춘 피부조직 배양 성공…탈모 치료 가능성은?

모낭·신경 갖춘 피부조직 배양 성공…탈모 치료 가능성은?

입력 2020-06-06 14:48
업데이트 2020-06-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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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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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미국에서 털은 물론 신경세포 등을 갖춘 온전한 피부 조직을 배양하는 데 성공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과학자들이 마침내 털이 나는 온전한 피부 조직을 오르가노이드(organoids)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오르가노이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소형 유사 장기나 조직을 말한다.

관련 논문은 6일 권위 있는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과학계 난제’ 피부세포 배양…모낭·신경에 근육·지방도 형성
온전한 피부 세포 배양은 그 동안 과학계의 난제 중 하나였다. 피부 세포는 단순히 살갗 조직뿐만 아니라 모낭과 신경, 지방 등 여러 소기관이 있어야 체온 조절, 촉각 등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기관이 없는 피부는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일단 외관적으로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여러 소기관을 갖추고 제대로 된 기능을 갖춘 피부 세포를 배양하는 연구에 전 세계의 과학자들과 제약회사 등이 40년 넘게 도전했지만 아직 성공한 연구 사례가 없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를 쾰러 박사는 “진피층과 상피층을 동시에 길러내는 배양법을 발견했다”면서 “두 피부층이 오르가노이드에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모낭, 지방세포, 신경세포 등이 형성됐다”라고 설명했다.
배양한 피부 오르가노이드
배양한 피부 오르가노이드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배양한 피부 오르가노이드. 돌기처럼 머리를 내민 모낭과 뿌리를 내린 신경(적색)이 보인다.
보스턴 아동병원 제공
연구팀은 2018년 생쥐의 줄기세포에서 털이 나는 피부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성인의 피부에서 떼어낸 세포를 배아세포로 역분화시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것으로 길러낸 오르가노이드에서 진피와 상피가 함께 발달했고, 70일이 지나자 모낭이 싹트기 시작했다.

오르가노이드는 또한 촉각을 전달하는 신경뿐 아니라 피부 근육이나 지방과 비슷한 것도 형성했다.

최근 연구에서 피부의 지방은 상처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촉각 세포로 불리는 ‘메르켈 세포(Merkel cell)’도 오르가노이드에 생겼다.

표피 기저층의 예민한 부위에 존재하는 이 세포는 피부암의 일종인 ‘메르켈 세포암’과 관련이 있다. 이 세포 배양 기술이 암 치료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에 이 기술을 시험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모낭은 무제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비용과 시간’
그러나 이 기술을 탈모 치료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쾰러 박사는 “이식용 모낭을 거의 무제한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면서도 “하지만 면역 거부 반응을 피해 개인 맞춤형 모낭을 만들려면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비용도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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