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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커다란 귀 가진 상냥한 정당 돼야”

“정의당, 커다란 귀 가진 상냥한 정당 돼야”

기민도, 신형철 기자
입력 2020-06-02 22:24
업데이트 2020-06-0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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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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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혁신위원장이 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하는 민주연합이라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일”이라며 인권, 평등 등의 의제에서 정의당이 진보 정당으로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정의당 장혜영 혁신위원장이 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하는 민주연합이라는 것은 지나간 시대의 일”이라며 인권, 평등 등의 의제에서 정의당이 진보 정당으로서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똑똑한데… 시민들이 말 걸기 꺼려
귀 열고 당원·지지자들 얘기 들어야
당 혁신하면 스타 정치인도 나올 것
우린 야당… 與와 인권 등 각 세워야


“지금 정의당은 조금 무서운 느낌인데, 시민들이 말을 걸 수 있는 상냥한 정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정의당은 4·15 총선에서 6석 확보에 그친 후 ‘혁신’이라는 그다지 새롭지 않은 주제를 꺼내 들었다. 오히려 눈길을 끈 건 진보정당 경험 대신 다큐멘터리 감독, 유튜버, 싱어송라이터, 연세대 자퇴생 등의 이력을 지닌 젊은 여성정치인이 혁신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정의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장혜영(33) 혁신위원장은 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정의당의 가치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원인 중에는 똑똑한데 말을 걸기는 꺼려지는 이미지 탓도 있다. 저도 그랬다”고 말했다. “회사 건물 같은 여의도 당사도 당원을 환영하는 공간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대문에서부터 환영하지 않으면 바쁜 시민들은 우리를 쳐다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커다란 귀’로 당원과 지지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의당의 혁신을 넘어 지금 시대의 정의로움을 규정하겠다는 게 장 위원장이 밝힌 포부다.

장 위원장은 위원장직 수락 이유에 대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했다”면서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고, 다음 세대 정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필연적으로 답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혁신위는 지도체계 개편을 포함해 리더십 교체 등을 논의해 8월 ‘혁신 당대회’에 혁신안을 올려야 한다. 장 위원장은 “어떤 리더십이 적절한 것이냐는 매우 중요한 토론 과제”라면서도 “일단 혁신위는 지금 커다란 귀를 만드는 단계”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진보정당의 스타 정치인은 스스로 시대의 변화를 만들며 탄생하는 것이지 아이돌처럼 육성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당의 혁신과 함께 실제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더불어민주당 2중대’로 표현되며 정의당에 상처가 된 두 당의 관계는 21대 국회에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거치면서 정당 정치의 축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은 “누가 뭐래도 여당은 민주당이고 저희(정의당)는 야당이다. 민주당과 함께하는 민주연합의 시대가 지났다는 건 이번 선거에서도 증명됐다”고 잘라 말했다. 오는 5일 임시회 소집처럼 민주당에 협력할 것은 하겠지만, 존엄과 인권, 평등과 관련된 일을 민주당이 질질 끄는 문제에 대해서는 매섭게 각을 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전화통에 불날 각오를 하며 여러 의제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의당이 추구해야 할 정의가 무엇이냐고 묻자 장 위원장은 “이것이 정의니까 모두 따라와야 한다고 강요하기보다는 어떤 부정의와 맞서 싸울 것인지부터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정의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정의로운 게 무엇인지 규정하는 혁신안을 만드는 게 지금 가장 큰 숙제”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06-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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