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지상 떠난 지 19시간 만에 ISS 도킹, 미·러 우주인과 상봉

지상 떠난 지 19시간 만에 ISS 도킹, 미·러 우주인과 상봉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5-31 23:29
업데이트 2020-06-01 07: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지상을 출발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 엔데버’ 호에 몸을 실어 다음날 아침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한 로버트 벤켄과 더글러스 헐리(오른쪽)가 ISS에 머무르던 미국과 러시아 우주비행사들과 상봉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지상을 출발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 엔데버’ 호에 몸을 실어 다음날 아침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한 로버트 벤켄과 더글러스 헐리(오른쪽)가 ISS에 머무르던 미국과 러시아 우주비행사들과 상봉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NASA 제공 AP 연합뉴스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22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 엔데버’가 밤 11시 16분쯤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NASA TV 캡처 AP 연합뉴스
31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22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캡슐 엔데버’가 밤 11시 16분쯤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NASA TV 캡처 AP 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지상을 출발한 지 19시간 만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

 두 우주비행사는 31일 오전 4시 22분(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우주센터의 저유명한 39A 발사대를 떠난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작한 팰컨 9 로켓 위쪽에 실린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앉아 발사된 뒤 19시간이 조금 안 된 이날 밤 11시 16분쯤 중국 북부와 몽골의 국경 지상으로부터 422㎞ 떨어진 지구 궤도를 선회하는 ISS에 도킹했다. 이날 도킹은 완전 자동 조종으로 진행돼 두 우주비행사는 만일의 경우에만 수동 조작하게끔 돼 있었다.

 연료가 새는 곳은 없는지, 압력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등을 점검하느라 대기하다 1일 새벽 2시 2분쯤 해치를 열어 ISS 사령관 겸 NASA 동료 우주비행사인 크리스 캐시디, 러시아 우주인 아나톨리 이바니신과 이반 바그너르 세 사람이 반갑게 헐리와 벤켄을 맞았다.

 이마에 찰과상을 입은 헐리는 상처를 만지면서 “여기 오게 돼 기쁘기만 하며 크리스가 우리에게 일을 시킬 것이다. 바라건대 우리 몸이 괜찮고 너무 많은 것들을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7시간 정도 푹 잤던 것 같다. 첫날 밤은 늘 약간의 어려움을 동반한다. 하지만 드래건은 기깔난 운반체라 공기 흐름도 좋았고 우리는 멋진 저녁을 보냈다. 또 우리는 낮은 지구 궤도에 다시 오게 돼 흥분됐다”고 말했다.

 크루 드래건은 이날 발사 후 12분 만에 추진 로켓에서 모두 분리된 뒤 ISS로 향하는 궤도에 올라섰다. 기존 우주선과 달리, 전적으로 자동 운항하는 데다 테슬라 전기차처럼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조작되게 만든 차세대 우주선이다.

 두 사람은 잠들기 전 승무원들이 우주선 이름을 짓는다는 전통을 좇아 크루 드래건 이름을 지었다. 선장 격인 헐리는 발사 성공 얼마 뒤 무전 교신을 통해 “몇 가지 이유로 엔데버란 이름으로 결정했다. 하나는 2011년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스페이스X, 미국이 해온 믿기지 않는 열정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봅과 내게 좀 더 개인적인 건데, 둘 모두의 첫 우주 임무가 엔데버 우주왕복선이어서 우리에게 이 이름이 의미하는 바가 값져서”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31일 오전 4시 22분(한국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비행하고 있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이름을 캡슐 엔데버로 정한 더글러스 헐리(앞)와 로버트 벤켄 미국 국립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터치스크린을 바라보며 지상과 무전교신을 하고 있다.  NA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31일 오전 4시 22분(한국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비행하고 있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이름을 캡슐 엔데버로 정한 더글러스 헐리(앞)와 로버트 벤켄 미국 국립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가 터치스크린을 바라보며 지상과 무전교신을 하고 있다.
 NASA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사실 엔데버란 이름은 훨씬 긴 유래를 갖고 있다.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쿡이 18세기 말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발견했을 때 이용했던 배 이름이었다.

 헐리는 2011년 7월 미국의 마지막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 탑승에 이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여는 크루 드래건의 첫 유인 비행을 담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두 사람은 앞으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넉 달까지 ISS에 머무르며 연구 임무 등을 수행한다.

 이번 발사 성공은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미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 기술력을 과시하며 상처받은 자존심을 추스르는 기회가 됐다. 미국은 2011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한 이후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자국 우주비행사를 실어 우주로 보냈다. NASA는 이번 발사가 9년 만에 미국 영토에서 미국 로켓에 실려 미국 우주인을 쏘아올린 의미가 작지 않다고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짐 브리든스틴 NASA 국장은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봐라, 미래는 현재보다 밝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의 발사가 세계에 영감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