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확진 쏟아내고 불꺼진 이태원… ‘NO 마스크’ 외국인들만 술판

확진 쏟아내고 불꺼진 이태원… ‘NO 마스크’ 외국인들만 술판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5-11 01:16
업데이트 2020-05-11 01: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 주말 저녁 이태원 가보니

용인 확진자 다녀간 ‘킹’ ‘퀸’ ‘트렁크’ 휴업
일부 발열체크도 없이 영업하는 곳 있어
지난 연휴 때도 외국인 방문 많았지만
주소 등 부정확한 경우 많아 추적 난항
이미지 확대
지난 1일 저녁부터 2일 새벽까지 용인 66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퀸’클럽 소재 골목의 모든 가게가 10일 0시 문을 닫은 모습. 주말임에도 사람 한 명 없이 한적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환자가 5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저녁부터 2일 새벽까지 용인 66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다녀간 ‘퀸’클럽 소재 골목의 모든 가게가 10일 0시 문을 닫은 모습. 주말임에도 사람 한 명 없이 한적했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환자가 50명을 넘어서면서 전국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10일 0시 이태원에는 ‘불토’임에도 적막감이 흘렀다. 주말 밤을 즐기려는 사람으로 북적여야 할 자정의 이태원 번화가는 한국인 대부분이 자취를 감춘 채 외국인들만 이태원 곳곳에서 무리를 지어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탓인지 이태원역에는 자정에도 내리는 사람이 10여명에 불과했지만, 여전히 방역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10일 자정에 찾은 이태원 일대 클럽과 바는 대부분 임시휴업 중이었다. 용인66번 확진환자 A씨(29)가 다녀간 것으로 밝혀진 클럽 ‘킹’, ‘퀸’, ‘트렁크’도 전부 문을 닫았다. 클럽 ‘퀸’이 있는 골목은 일반 주점까지 전부 영업을 중단하면서 어둠만 짙게 깔린 상태였다. 클럽 ‘킹’이 위치한 이태원역 3번 출구 일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클럽은 딱 한 군데였다. 영업 중인 클럽은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했지만 손님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주점이 많은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가게의 3분의1이 문을 닫았고, 영업 중인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텅텅 비었다. 사람들이 클럽 대신 많이 찾는 유명 감성주점들도 임시휴업 안내문을 걸어 놨다. 가게 안은 불이 꺼진 채 입구 쪽 테이블 위에 손 소독제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평소 이태원 일대 클럽과 감성주점을 자주 찾았다는 B씨는 “발 디딜 틈도 없었던 유명 가게들이 토요일인데도 전부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태원 거리에는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 이태원 번화가의 한 편의점 앞에는 외국인 6~7명이 모여 술을 마시며 떠들기도 했다. 이태원에서 만난 한 택시기사는 “손님이 외국인밖에 없다. 방금도 외국인 4명을 이태원 술집 앞에 내려다주고 왔다”고 말했다.

앞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외국인 통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외국인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가 다녀간 클럽 외에도 연휴 기간 이태원 내 위치한 클럽들을 오갔던 외국인들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재된 이름, 연락처 등이 정확하지 않아 연락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의 국내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도 방역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 한국어가 서툰 경우 방역 정보를 제대로 찾아보기도 어렵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내는 긴급재난문자 역시 한국어로만 제공된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 54명 중 확진환자의 이름 등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은 4명 이상일 것으로 잠정 추산된다. A씨가 다녀간 지난 2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 1500여명 중에서 파악되는 외국인은 총 28명 수준이지만 실제 방문 외국인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5-11 4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