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생’ 속 나와 SNS 속 가짜 자아가 함께하는 힐링극
웃음은 힘이 강하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은 일상의 피로와 걱정을 단박에 날려버린다. 전염성 또한 강해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도 쉽게 전파된다. 집단적 웃음은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쉽게 유대감을 조성한다. 창작 초연 뮤지컬 ‘차미’가 코로나 시대 관객을 만나고 있는 서울 충무아트센터 무대가 그랬다.‘날 좋아해줘요~’
고달픈 현실 속의 나와 SNS 속 화려한 가짜 자아의 유쾌한 자아찾기를 그린 뮤지컬 ‘차미’. PAGE1제공
SNS로 본 세상은 그저 화려하고 즐겁기만 하다. 해시태그(#)는 ‘힐링’, ‘호캉스’, ‘행복’, ‘열정’ 등 긍정적 기운이 담긴 단어들로 가득하다. 장기 취업준비생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혐생’(혐오스러운 인생)을 사는 극 중 주인공 차미호의 삶도 그렇다. 현실에서는 마음에 드는 선배에게 말도 못 거는 소심하고 자존감 낮은 취준생이지만, SNS에서는 아름다운 외모에 출중한 능력까지 갖춘 완벽한 여성 ‘차미’(Cha_Me)로 자신을 꾸며 현실을 대리만족하며 산다. SNS 계정명도 ‘매력적인’(Charming)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진짜 내모습을 찾아서
고달픈 현실 속의 나와 SNS 속 화려한 가짜 자아의 유쾌한 자아찾기를 그린 뮤지컬 ‘차미’. PAGE1제공
한국 뮤지컬계 대모로 통하는 이지나 연출의 프로듀서 데뷔작이다. 뮤지컬 ‘명동로망스’로 호평을 받은 조민형 작가 겸 작사가와 최슬기 작곡가가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했다.
인생은 그려나가는 퍼즐
고달픈 현실 속의 나와 SNS 속 화려한 가짜 자아의 유쾌한 자아찾기를 그린 뮤지컬 ‘차미’. PAGE1제공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