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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의 노견일기] 네 발의 천사 ‘안내견’을 아시나요

[김유민의 노견일기] 네 발의 천사 ‘안내견’을 아시나요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04-29 18:02
업데이트 2021-01-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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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은 국제안내견협회에서 지정한 ‘세계 안내견의 날’입니다. 안내견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고 고마움을 새기자는 취지에서 비롯됐습니다.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의 안내견들이 영국,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내견의 시작은 1916년 1차 세계대전 이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의 한 의사가 시력을 잃은 군인을 돌보는 개의 모습을 보고 적십자와 협력해 관련 교육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최초의 안내견 학교는 1929년 미국 최초의 안내견을 등록시킨 도로시 유스티스가 세운 ‘The Seeing Eye’로 현재도 안내견을 양성하며 전 세계에 그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72년 임안수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안내견 사라와 함께 귀국하면서 안내견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고 1993년 삼성화재가 안내견학교를 설립하면서 전문적인 양성이 이루어졌습니다. 1994년 양현봉 씨가 분양받은 ‘바다’가 국내 첫 안내견입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게 된 김예지 당선자의 ‘조이’ 역시 같은 학교 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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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외모에 지능이 높아 ‘천사견’이라는 별명을 가진 래브라도레트리버가 가장 많습니다. 안내견은 모든 장소에 출입이 가능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입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법에 명시돼 있지만 아직도 일부 장소에서는 ‘털이 날린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아무리 귀엽고 기특해도 함부로 만지지 않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합니다. 안내견은 목줄의 움직임으로 주인의 상태를 파악하고, 주인은 안내견의 움직임을 따라 보행하며 주변의 위험을 피하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을 주거나 무단횡단을 하는 것도 안내견의 활동을 방해하는 일입니다. 개는 색맹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무단횡단을 할 경우 건너도 되는 상황이라고 인지할 수 있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0여년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한 안내견은 노견이 되면서 은퇴를 합니다. 자원봉사자 가정에 위탁되거나 안내견 학교에서 여생을 보내게 됩니다. 태어나 대부분의 시간을 기꺼이 사람의 눈과 발로 살다 가는 안내견은 ‘네 발의 천사’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가고 싶은 곳에 가는,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상조차 쉽지 않을 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은 보행을 보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 독립된 삶을 영위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안내견의 날을 맞아 어려운 훈련을 받고 있을 후보견, 이제는 느린 하루를 보내고 있을 은퇴견을 포함한 모든 안내견들이 보다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사회에서 더욱 환영받는 존재가 됐으면 합니다.

planet@seoul.co.kr
2020-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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