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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공 주고받는데… 하이파이브 금지해야 할까

맨손으로 공 주고받는데… 하이파이브 금지해야 할까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04-26 17:52
업데이트 2020-04-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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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눔] 프로야구·축구 ‘코로나 지침’ 갑론을박

투수·포수·야수, 맨손으로 공 주고받아
일부 투수는 여전히 손바닥에 침 묻혀
축구 선수들 휘슬 불면 격렬한 몸싸움
악수와 손 세리머니 금지 실효성 의문
“손 접촉 줄이면 감염 위험 낮춰” 반론
“조심하는 모습이 방역 경각심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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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위즈의 쿠바 출신 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지난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 4회 말 마운드에서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입국해 2주 동안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날 데뷔전에 나선 데스파이네는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t 위즈의 쿠바 출신 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지난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 4회 말 마운드에서 내려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입국해 2주 동안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날 데뷔전에 나선 데스파이네는 4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합뉴스
“손으로 공을 주고받는데 손 세리머니를 안 한다고 실효성이 있나.”

“그래도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접촉을 안 하면 그만큼 감염 위험이 적어지는 것 아니냐.”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다음주 무관중 개막을 앞둔 가운데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선수들 간 접촉을 엄격히 금지하는 지침의 현실성 여부를 놓고 일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5일 개막을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프로야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예년과 다른 낯선 풍경이 경기장에 등장했다. 선수들은 홈런을 쳐도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 대신 팔꿈치나 발끝, 엉덩이를 맞대는 것으로 기쁨을 나타내고, 공수 교대 때도 손 접촉을 피한 채 손짓으로만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의 경우 투수와 포수가 손으로 공을 주고받고 야수들도 공을 손으로 잡아 던진다는 점에서 손 세리머니를 억제한다고 해서 코로나19 방지에 효용성이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일각에서 나온다.

심지어 일부 투수들은 로진을 손에 더 잘 묻히기 위해 손바닥에 혀로 침을 묻히는 습관을 여전히 보여 주고 있다. 그렇게 침을 묻힌 손으로 공을 잡고 그 공을 포수에게 던지면 포수는 다시 그 공을 잡아 투수에게 던진다. 아니면 포수가 받기 전에 타자가 방망이에 맞혀 필드로 떨어뜨리면 그 공을 야수가 손으로 집어 던지게 된다.

다음달 8일 개막을 앞두고 현재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프로축구 역시 선수단과 심판진 등 경기장에 들어오는 이들은 모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입장하고, 경기를 앞두고는 중앙선을 사이에 두고 2m 간격으로 마주 서서 인사하고 있다. 밀접 접촉을 피하고자 악수도 생략됐다. 선수들이 마시는 물병도 번호와 이름을 표시해 공유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축구는 선수들 간 몸싸움이 치열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경기 전 2 m 간격으로 마주 서서 인사하는 등 거리를 두는 게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야구의 손 세리머니는 경기장에서 공을 손에 쥐지 않는 후보 선수들도 더그아웃에서 모두 참여한다는 점에서 손 접촉을 금지하는 것은 분명 효과가 있다는 반론이 많다. 또 한 개의 공을 모든 선수들이 전부 만지는 것도 아닌 만큼 조금이라도 손 접촉을 안 하는 게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반론도 많다.

스포츠가 사회에 보여 주는 상징성도 무시하지 못할 효과라는 시각도 있다. 실효성을 떠나 선수들이 손 접촉, 몸 접촉을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로 국민들에게 방역의 경각심을 환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체육계 관계자는 “한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안 나온 것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심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0-04-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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