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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포대’ 더 보고 싶나” WHO 사무총장, 트럼프에 ‘막말’

“‘시체 포대’ 더 보고 싶나” WHO 사무총장, 트럼프에 ‘막말’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0-04-09 10:33
업데이트 2020-04-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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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WHO, 중국 중심적” 비난에
“바이러스, 정치 쟁점화하지 마라”
“미국 지원 계속되길 기대” 반응도
코로나19 사태 100일 ‘자화자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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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 AP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
A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중국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판에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 100일을 맞아 진행된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자화자찬’과 트럼프 대통령 비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 작심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심지어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체를 담는 포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라는 막말에 가까운 비난도 했다. 이어 “당신이 원치 않는다면 그럼 그것을 정치 쟁점화하는 것을 삼가라”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정치 쟁점화를 격리해라. 우리는 손가락질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마치 불장난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와 글로벌 차원에서 균열이 생기면 그때 바이러스가 성공하는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은 함께 이 위험한 적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맞서 단결하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할 것이라면서 “이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통제하기 위해 죽기살기로 싸우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후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WHO 분담금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이 많은 지지를 보낸 데 감사한다”면서 “미국은 자신의 몫을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브리핑에서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면서 미국이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WHO 분담금은 4억 달러(한화 49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의 분담금은 4400만 달러(537억원)이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 100일을 맞아 진행된 브리핑에서 ‘자화자찬’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러나 WHO가 코로나19 대응에 미흡했다는 비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 모습. 가운데 왼쪽부터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마리아 판 케르코브 긴급대응팀 기술팀장이 보인다. 제네바 AFP 연합뉴스
지난달 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 모습. 가운데 왼쪽부터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마리아 판 케르코브 긴급대응팀 기술팀장이 보인다. 제네바 AFP 연합뉴스
특히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코로나19 조처에 국제사회가 감사와 존경을 보내야 한다는 친중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았다.

WHO는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를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 회의를 두 차례나 진행한 뒤 겨우 선언했다.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태국과 일본, 한국 등 인접국으로 퍼지며 ‘국제적인 상황’으로 번지는 데도 WHO는 비상사태 선포에 머뭇거렸다.

오히려 중국이 발생 초기 무사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는데도 WHO는 중국의 대응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전문 조사팀의 중국 파견도 첫 발병 보고 이후 한 달 반,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 선언도 110여개국에서 12만 명이 넘는 사람이 감염되고 3000명 이상이 숨진 뒤에야 등 떠밀려서 겨우 했다. WHO보다 앞서 미국의 CNN 방송이 자체적으로 현 상황을 팬데믹이라고 부르겠다고 선언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때문에 국제 청원 사이트에는 WHO의 수장인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WHO는 계속 마스크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다 한국 등이 마스크 착용을 속속 의무화하기 시작하자 뒤늦게 “이런 상황에서는 마스크가 다른 보호 조치와 결합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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