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글 잊은 채, 방호복 찢어진 채… 코로나와 싸우는 간호사들

입력 : ㅣ 수정 : 2020-04-0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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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확진 241명… 전체의 2.4% 달해
감염병 예방 취약한 병원 시스템도 문제
국민 10명 중 2명 중등도 불안·우울 겪어
7일 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 누적과 의료봉사 후 자가격리 기간에 투표일이 겹쳐 4·15 총선 투표권 상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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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격리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의 피로 누적과 의료봉사 후 자가격리 기간에 투표일이 겹쳐 4·15 총선 투표권 상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 뉴스1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들이 극심한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국민 10명 중 2명은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정도(중등도)의 불안·우울 증상을 겪는 등 지쳐가는 상황이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6일 0시 기준 파견 의료인력은 모두 3561명(누적)이다. 의사 1621명, 간호인력 1486명, 입상병리사와 방사선사 45명이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3일 0시 기준 의료인력 중 감염자는 총 24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2.4%에 달한다.

대한간호사협회는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상대로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를 파악한 결과, 피로도 누적에 따른 집중력 저하와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시스템이 문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에 들어갈 뻔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니 간호사 대부분이 지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확진환자 중 치매환자들은 행동이 돌발적이라 방호복을 잡아당겨 찢어지기도 해 조심해야 하는데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면 잊는 게 다반사”라고 덧붙였다. 대구의 한 간호사는 “환자를 아직 접촉하지 않은 간호사와 격리병동에서 교대하고 나온 간호사가 같은 공간에서 머무는 게 병원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적잖은 국민이 코로나19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며 적극적인 심리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17~30일 전국 10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평균 불안 점수는 5.53점으로 정상 범위였지만 중간 수준(10점 이상)과 심한 수준(15점 이상)이 각각 12.2%, 6.8%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2명꼴로 주변의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불안 증상을 보인 셈이다. 성별로는 여성, 연령대는 30대와 60대, 지역별로는 대구 지역의 우울 증상이 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4-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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