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강제징용 싹 뺀 日 ‘산업유산정보센터’, 한국인 노동자 “괴롭힘 없었다” 영상물 전시

입력 : ㅣ 수정 : 2020-04-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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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왜곡 갈등 새 불씨 될 가능성
31일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소재 총무성 제2청사 한쪽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조선인 징용 현장인 ‘군함도’를 비롯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의 산업시설을 표시하는 지도가 전시돼 있다. 산업유산국민회의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을 고려해 당분간 센터의 일반 공개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2020.3.31 연합뉴스

▲ 31일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소재 총무성 제2청사 한쪽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조선인 징용 현장인 ‘군함도’를 비롯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의 산업시설을 표시하는 지도가 전시돼 있다. 산업유산국민회의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을 고려해 당분간 센터의 일반 공개를 보류한다고 밝혔다. 2020.3.31 연합뉴스

일제 강제징용의 상징 ‘군함도’의 역사를 왜곡하는 또 하나의 시설이 일본 도쿄에 세워졌다.

일본 정부는 31일 군함도를 비롯해 자국의 근대화 시기인 메이지시대 산업 유산을 소개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도쿄도 신주쿠구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설치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개관 기념식에는 관계자들만 참석했고, 일반 공개는 보류됐다. 이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군함도에서 생활했던 한국인 노동자가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다”고 말한 영상 자료 등이 전시됐다. 산케이신문은 “군함도에 살았던 주민들의 증언 동영상과 (임금을 제대로 받았음을 보여 주는) 급여명세 등이 소개됐다”며 “한반도 출신자가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는 한국의 주장과 다른 실상이 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공식 지명이 ‘하시마’인 군함도는 나가사키항으로부터 남서쪽 18㎞ 해상에 있는 섬으로, 전체 모양이 군함을 닮았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별칭이 붙었다. 우리 정부 조사에 따르면 1943~45년 500~800여명의 조선인이 이곳에 끌려가 강제 노역을 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정보센터에 한 징용 노동자 출신 한국인이 생전에 “주변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다”고 한 증언을 비롯해 주민 36명의 말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센터 운영 주체인 산업유산국민회의 간부는 산케이에“조선인이 학대를 받았다는 증언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2015년 7월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한국인 등이 강제로 일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역사 왜곡 전시물이 설립되면서 한일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전망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4-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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