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통과한 ‘2조달러 슈퍼부양책’… 실제 지원은 6~10주 걸려

입력 : ㅣ 수정 : 2020-03-27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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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예산 절반’ 역대 최대 돈풀기
트럼프 발표 8일 만에 만장일치 가결
하원 통과 뒤 대통령 서명하면 발효
일각 “때늦은 부양… 긴급구호책 성격”
트럼프 “지역별로 차등적 경제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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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조 2000억 달러(약 2700조원)를 투입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슈퍼부양책이 만장일치로 상원 문턱을 넘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함께 세계경기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남은 절차를 감안할 때 ‘때늦은 지원’이 될 우려도 나온다.

AP통신, CNN 등은 미 상원이 25일(현지시간)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만장일치(96대0)로 가결했다고 전하고, 이는 미국의 1년 예산(4조 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라고 했다. 총 883페이지의 해당 법안은 지난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지 8일 만에 상원을 통과했다. 하원 통과 후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된다.

1억명 이상의 미국민이 출입 자제를 요청받은 상황에서 대국민 현금 지원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연간 소득이 7만 5000달러(약 9229만원) 이하인 경우 성인은 1인당 1200달러(약 147만원)를, 자녀는 1인당 500달러(약 61만원)를 준다. 다만 소득이 높아질수록 지급액은 줄며, 연소득이 9만 9000달러(약 1억 2182만원)를 넘으면 아예 지급되지 않는다.

지원금은 주정부, 기업, 근로자 등에도 전방위로 뿌린다. 기업대출에 5000억 달러, 중소기업 구제에 3670억 달러, 실업보험 확대에 2500억 달러 등을 투입한다. 주정부에는 1500억 달러, 의료시설에는 1300억 달러를 넣는다. 주당 600달러인 실업수당도 기존 수당 외에 4개월치를 추가로 지급하고, 중소기업에 100억 달러까지 대출보증을 서 준다.

관건은 돈이 풀리는 ‘속도’다. 워싱턴포스트(WP)는 경기부양책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려면 최소 6~10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당장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개인이나 소상공인들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것은 경기부양책이 아닌 긴급구호책”이라는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도 필요할 경우 추가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외 이날 부양책 중 ‘국가 안보 유지에 필수적 산업’에 170억 달러(약 20조 8000억원)를 지원키로 한 것은 사실상 보잉 지원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보잉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보잉의 경영난은 주력기종인 737 맥스의 추락 사고에 의한 것이어서 코로나19와 큰 관련이 없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편 전날 부활절(4월 12일) 전에 이동제한 등 코로나19 억제를 위한 행정명령을 조기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피해 심각도에 따라 지역별로 ‘단계적 경제활동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일터로 돌아가길 원한다. 사람들이 내게 ‘그것이 대안인가’라고 묻는데 나는 ‘단연코’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서부의 전체 주에 대해 검사를 시행할 필요는 없다. 이들 많은 주는 지금도 복귀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3-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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