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항소 없어서… ‘인천 영아사망’ 부모 대폭 감형

입력 : ㅣ 수정 : 2020-03-27 06:34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남편 징역 10년·아내 7년… 절반으로 줄어, 檢 “항소심 판단 부적정, 상고 적극 검토”
생후 7개월 난 영아를 방치해 사망케 한 부부가 2심에서 1심보다 훨씬 낮은 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을 부과할 수 없었던 탓이다.

26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지난해 5월 딸을 집에 6일간 방치한 채 돌보지 않아 탈수와 기아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편 A(22)씨와 부인 B(19)씨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A씨는 징역 20년을, 미성년자인 B씨는 장기 15년~단기 7년형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감형됐다.

재판부는 “B씨는 2심 재판 과정에서 성인이 됐고 검찰 항소가 없었기 때문에 징역 7년이 넘는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성인에게 소년법상의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와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1심 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는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A씨도 B씨와의 양형 비교와 함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잔혹한 범행 수법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이 고려돼 감형됐다.

재판부는 지난 5일 공판에서 검찰이 항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는 ‘검찰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부는 해당 발언을 의식한 듯 “검사가 항소를 했어도 오늘 선고한 형과 동일한 형이 선고됐을 것”이라면서 “사건 경위와 피고인들의 나이, 자라 온 환경 등을 고려하면 1심 양형이 다소 과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인천지검은 판결 직후 “B씨에게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1심의 단기형 이하만을 선고한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적정하지 않고 A씨의 감형도 마찬가지”라며 상고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2020-03-27 1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