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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7년 독점권 신청했다가 비판 쇄도에 취소한 제약사

코로나 치료제 7년 독점권 신청했다가 비판 쇄도에 취소한 제약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26 13:31
업데이트 2020-03-2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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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어드, 렘데시비르 희귀의약품 지정 취소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희귀의약품 지정 취소 25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인 자사가 개발한 의약품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을 받았다가 취소를 요청했다. 2020.3.26
AFP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한 마케팅 독점권을 취했던 미국 제약사가 ‘보건 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에 독점권을 자진 반납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자사가 개발한 의약품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 지정 승인을 받았다가 취소를 요청했다.

희귀의약품 제도는 수요가 적어 상업성이 뒤처지는 희귀·난치성 질환 의약품의 개발·유통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 해당 제약사에 몇 년간 마케팅 독점권이 주어진다.

FDA는 지난 23일 길리어드에 독점권을 부여했다가 길리어드의 자진 취소 요청을 받아들였다.

만약 렘데시비르가 희귀의약품 승인을 계속 유지했다면 시장에서 향후 7년간의 독점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었다.

당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거론되며 한국 등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보건 당국자들도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의 유력한 후보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대유행 사태 속에서 치료제로서 쓰일 수 있는 약물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해 특정 회사에만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전날 길리어드가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FDA에 희귀의약품 지정을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미 소비자권리보호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수백만 명에 이를 수 있는 상황에서 길리어드가 희귀의약품 지정을 시도한 점은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길리어드 측은 희귀의약품 지정을 추진한 것은 렘데시비르의 승인 절차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규제 당국이 신속히 움직이고 있어 이제는 해당 지위 없이도 검토 절차의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최소 5개의 임상2상 및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5월에는 임상3상 시험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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