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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대거 매입 나선 삼성전자 주총의 ‘낯선 풍경’

소액주주 대거 매입 나선 삼성전자 주총의 ‘낯선 풍경’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0-03-18 11:10
업데이트 2020-03-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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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전 전략 질문에 “파악 못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3.18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3.18 연합뉴스
코스피 급락에 개미군단들이 대거 매입에 나선 삼성전자가 18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총회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해 소액주주가 몰려 혼란을 빚은 것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참석 주주가 확 줄었다.

주주총회 초반에는 1500석 규모의 행사장에 200명 남짓한 인원만이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는 액면분할 이후 첫 주총에서 소액주주 인파가 몰려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삼성전자는 혼잡을 막기 위해 10년 만에 처음 외부 장소를 빌려 주주총회 장소를 마련했다.

코로나19를 대비해 광교중앙역부터 총회장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방역 소독 후 배차됐고 주주들이 띄엄띄엄 앉을 수 있도록 좌석을 조정해 2자리씩 띄어 앉는 지정좌석제를 마련했다.

2층, 3층 입구에 코로나19 대응하기 위한 장소가 설치됐고 출입구에는 열화상카메라 7대와 비접촉 체온계 총 16대가 비치됐다. 입장이 제한된 주주들은 외부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주총장과 쌍방향 중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주주 진료를 위한 건강 확인소에는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상주했고 음압텐트도 마련했다. 의심환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 4대도 대기하도록 했다.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3.18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3.18 연합뉴스.
주총 1시간 전인 오전 8시쯤부터 주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속속 주총장에 입장하기 시작했고 주총장 진행 요원들도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라텍스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이들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이 몰리는 시간에도 주주 확인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주주 입장 확인석을 작년 5석에서 올해 17석으로 늘렸다.

주주들은 확인석을 통과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받아 주총장에 들어섰다.

이사회 의장과 이사들이 발언할 때는 단상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 발언 때도 일회용 마이크 위생 커버와 마이크 봉을 사용했다.

작년과 달리 주총장 입장과 진행방식에 대한 불만은 없었으나,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인들이 대거 팔자에 나선 이후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 매입에 나선 상황을 풍자한 인터넷 합성 사진
외인들이 대거 팔자에 나선 이후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 매입에 나선 상황을 풍자한 인터넷 합성 사진
한 주주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가면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이냐”고 물었고,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생산 차질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코로나19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여서 전 세계 유통에서 소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도 “생산은 전혀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둘러싼 최근 준법, 노조 등 관련 논란에도 주총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 밖에서 별다른 시위·집회는 없었다. 다만 한 주주는 강남역 철탑에서 삼성전자 해고노동자 농성시위를 언급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글로벌 경영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실시해 코로나19 여파로 상당수 주주가 해당 전자투표에 참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하락 와중에도 이날 삼성전자는 오전 한때 전날보다 300원 오른 4만 7600원을 기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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