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간접적인 설전을 주고받았다. 평소에도 이민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놓고 비판적 입장을 밝힌 쿠오모 주지사는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연방정부의 대응이 늦었다면서 지속적인 비판을 가해왔다.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뉴저지주 및 코네티컷 주지사와의 코로나19 대응 공조를 협의한 콘퍼런스콜에서 “연방정부의 대응이 이번 위기의 첫날부터 뒤처졌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또다시 비판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연방정부의 지침과 전국적인 기준 부족도 지적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막 주지사들과 매우 좋은 전화 회의를 했다”면서 “뉴욕의 쿠오모(주지사)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브리핑 참석 트럼프 “미국 코로나19 7~8월 끝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의 언론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는 질문에 “훌륭하게 일을 한다면 위기가 7월이나 8월에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쿠오모 주지사는 이번엔 트위터로 “내가 더 많이 해야 한다고?”라면서 “아니다. 당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 당신은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쿠오모 주지사는 이달 초에도 각을 세웠다. 쿠오모 주지사가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연방정부가 혼선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혼선된 메시지는 없다. 단지 당신과 당신 동생 ‘프레도’와 같은 사람들에 의한 ‘정치적 무기화’”라면서 정치적 공격으로 몰아세웠다. 프레도는 쿠오모 주지사의 동생이자 미 CNN방송의 간판 앵커인 크리스토퍼 쿠오모를 염두에 둔 말이다.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사재기 열풍에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의 월마트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진열대가 텅텅 비었다. 2020.3.15
EPA 연합뉴스
EPA 연합뉴스
쿠오모 주지사는 주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공격적이고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다. 뉴욕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감염자가 밀집한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뉴 로셸에 반경 1마일(1.6㎞)의 봉쇄지역으로 설정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또 이날은 뉴저지주와 코네티컷 주지사와 공동으로 식당과 바(주점)의 일반 영업과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등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식당이나 바의 경우 테이크아웃(포장 음식)이나 배달 서비스는 허용된다. 파티를 포함해 50명 이상의 모임도 금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문 닫은 워싱턴 국립미술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립미술관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휴관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수가 이미 4000명을 넘었다. 존스홉킨스대는 이날 오전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를 4093명으로 집계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을 끼고 있는 뉴욕주에서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지금까지 954명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는 지금까지 환자가 가장 많았던 워싱턴주를 제치고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주가 됐다. 이어 워싱턴주가 769명, 캘리포니아주가 469명, 매사추세츠주가 164명, 플로리다주가 149명이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한 중개인이 글로벌 유동성 확보 노력에도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11~12% 폭락한 16일(현지시간) 플로어에서 뭔가에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고 있다.
뉴욕 AFP 연합뉴스
뉴욕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