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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두려움에 이탈리아·프랑스 교민들 “한국이 낫겠다”

코로나19 두려움에 이탈리아·프랑스 교민들 “한국이 낫겠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3-17 07:28
업데이트 2020-03-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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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에 있는 파파 지오바니 23 병원 벽에 프랑코 리볼리의 그림이 내걸렸다. 천사의 날개를 단 간호사가 이 나라 지도와 국기를 끌어안고 안타까이 바라보는 모습인데 이 그림이 얼마 전 알려지자 코로나19 진원지로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롬바르디아주의 여러 병원들이 벽에 그림을 걸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내걸린 것이다. 베르가모 AF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주 베르가모에 있는 파파 지오바니 23 병원 벽에 프랑코 리볼리의 그림이 내걸렸다. 천사의 날개를 단 간호사가 이 나라 지도와 국기를 끌어안고 안타까이 바라보는 모습인데 이 그림이 얼마 전 알려지자 코로나19 진원지로서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롬바르디아주의 여러 병원들이 벽에 그림을 걸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 내걸린 것이다.
베르가모 AFP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사망자도 늘어나면서 한인사회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했다. 5000명 정도 되는 교민 가운데 많은 이들이 생업으로 삼는 관광업계 일감이 사실상 끊긴 마당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는 교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로마와 밀라노의 한인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일시 귀국하기 위해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 운항이 필요한지 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230명 정도가 벌써 귀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특별 전세기를 띄우려면 200명 이상은 이용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특별기는 오는 21일이나 22일 로마 또는 밀라노를 떠나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다. 로마·밀라노·베네치아와 인천을 오가는 정규 직항노선은 이달 초 완전히 끊겨 프랑스 파리나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야 한다.

이날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2만 7980명, 누적 사망자는 2158명에 이른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보다 더 교민들을 두려움에 몰아넣는 것이 열악한 의료 사정이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료 시스템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현지 TV 방송에선 집기류를 치운 공간에 간이 침상을 배치해놓고 치료하는 장면이 잇따라 방영되면서 교민들의 두려움을 부채질했다. 많은 교민이 관광업에 종사하는 수도 로마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일감이 없어져 아예 귀국하고 싶다는 뜻을 가진 교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의 수요 조사를 지원하는 밀라노 주재 총영사관은 “기본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제안·주도하는 일”이라며 “항공편 운항 여부와 운임 등도 대한항공 차체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밝혔다. 운임은 300명 안팎이 탑승하면 대략 일인당 1100유로(약 150만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전세기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주 비공식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항공·교통편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 전세기 투입은 현지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검토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한 일이 있다.

프랑스의 교민과 유학생들도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파리국제대학촌의 한국관 거주 학생 230명을 포함해 국제대학촌 학생 전원 8000여명에게 귀국이나 귀가를 권고했고, 한국 교포나 유학생들은 급히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다.

프랑스 주재 한국교육원은 입주 학생들을 상대로 귀국 계획 조사에 나섰다.

파리 교민들은 중국과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프랑스 정부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부랴부랴 대책들을 내놓는 것에 대해 불신하고 있다. 한 교민은 “프랑스의 뒤늦은 고강도 대책에 신뢰감이 들지 않는다”면서 “어서 한국에 돌아가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확진자는 16일 오후 6시 현재 5423명이며 사망자는 127명이다.

실제로 한국행 항공편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항공사들과 한국대사관 등에 폭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항공편 증편을, 아시아나항공은 항공편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인천-파리 노선에 주 7일 운항을 계속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더 많은 인원이 탈 수 있는 항공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리 노선 운항을 중단한 아시아나도 필요하면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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