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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앞에 인간성 추락…화장지 때문에 칼부림까지”

“코로나19 앞에 인간성 추락…화장지 때문에 칼부림까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3-16 17:00
업데이트 2020-03-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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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화장지 사재기가 속출해 텅텅 빈 미국 버지니아주의 월마트(왼쪽). 오른쪽은 화장지 구매를 놓고 싸움이 벌어진 호주의 마트.  EPA 연합뉴스·트위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으로 화장지 사재기가 속출해 텅텅 빈 미국 버지니아주의 월마트(왼쪽). 오른쪽은 화장지 구매를 놓고 싸움이 벌어진 호주의 마트.
EPA 연합뉴스·트위터
코로나19 확산으로 21세기의 지구촌 곳곳에 추락하는 인간성의 꼴사나운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호주 슈퍼마켓에서는 화장지를 두고 칼부림이 벌어졌고, 영국 길거리에는 싱가포르 출신 대학생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 당했다.

아프리카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는 크루즈선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배에서 내리는 이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돌을 던졌다.

미국 CNN 방송은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든 코로나19가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화장지가 왜 그렇게 필요한지 합리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호주에는 화장지가 전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영국 런던에서 지난달 24일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당한 뒤 사진을 올린 조너선 목 페이스북 캡처.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영국 런던에서 지난달 24일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당한 뒤 사진을 올린 조너선 목 페이스북 캡처.
영국에서 폭행 당한 싱가포르 출신 대학생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상태였다.

해당 크루즈선에는 양성 판정을 받은 승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검역을 통해 감염 확산을 막을 일이지 배에 탄 사람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고 돌을 던질 이유는 없다.

코로나19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은 저마다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모두 자국에만 국한된 이야기일 뿐, 국가 간 조율은 전혀 없어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미국은 마스크를 비축하고 있고 한국과 독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는 마스크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 의약품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인도는 재고 부족 상황을 우려해 일부 의약품 수출을 중단했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 10일에서야 뒤늦게 화상 회의를 개최하며 머리를 맞댔지만, 이들이 내놓은 해법은 경기 부양대책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아프리카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대형 크루즈선 ‘선 프린세스’호의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이 선박 주변을 지키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일본과 미국에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선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이다. 2020.3.1  AFP 연합뉴스
아프리카 프랑스령 레위니옹섬에서 대형 크루즈선 ‘선 프린세스’호의 정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맞서 경찰이 선박 주변을 지키고 있다. 이 크루즈선은 일본과 미국에서 잇따라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선사의 또 다른 크루즈선이다. 2020.3.1
AFP 연합뉴스
유럽 전역에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전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CNN은 비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단 인간만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었다. 인간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반려동물도 예외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중국 우한뿐만 아니라 베이징, 다롄, 시안 등에 남겨진 반려동물이 수없이 많다고 밝혔다.

웬디 히긴스 해외언론국장은 “우한에서 1000가구 이상에서 홀로 남은 동물들을 도왔다”며 “나라 전체로 따지면 그 수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동물보호단체 브이샤인(Vshine) 동물보호연합은 중국 후베이성 아파트에 버려진 강아지와 고양이가 수만 마리에 이를 것이라 추정했다.
코로나19 마스크 쓴 상하이 거리 반려견
코로나19 마스크 쓴 상하이 거리 반려견 중국 상하이 거리에서 한 반려견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마스크를 쓰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한 달 가까이 돌아가지 못하면서 홀로 남은 반려동물들이 아사 위기에 처했다는 게 동물권 단체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견에게서 약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홍콩 농수산보호부(AFCD) 발표 이후 동물 학대 사례도 늘었다고 한다.

중국 저장성, 훙장시 등 일부 지방정부는 집 밖에 있는 동물은 예외없이 살처분하겠다는 공고문을 돌렸다고 동물권 단체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CNN은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증상이 심각해지거나, 바이러스를 다시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은 없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했다.

홍콩 동물학대방지협회(SPCA)는 “코로나19에 감염이 됐다는 것과 코로나19를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AFCD도 “현재로서 애완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거나,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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