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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삼일절에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로 모셔오게 됐다”

문 대통령, 삼일절에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로 모셔오게 됐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3-01 11:28
업데이트 2020-03-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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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희망의 승리 기억하고 싶다”

文 “독립운동가 기억은 긍지 일깨우는 일… 최고 예우로 보답”
北 평양 출신 홍범도, 항일무장투쟁 선봉 서
봉오동·청산리 전투서 일본군에 대승 거둬
카자흐스탄서 생 마감…文, 유해 봉환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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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3.1절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 3.1절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1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삼일절(3·1절)인 1일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의 승리를 이끈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 평양 출신의 홍 장군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와 연해주 등에서 대한독립군을 조직해 항일무장투쟁을 이끌며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인물이다. 광복이 되기 전인 1943년 10월 카자흐스탄에서 75세로 사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제101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저는 온 국민이 기뻐할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면서 “지난해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모신 데 이어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하며,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만나 현지에 묻혀 있는 홍 장군의 유해봉환을 요청했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면서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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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장군 연합뉴스
홍범도 장군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국민들과 함께, 3·1독립운동이 만들어낸 희망의 승리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고 싶다”면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봉환이 우리에게 국가의 존재가치를 일깨우고 선열의 애국심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군의 항일 업적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19년 한 해에만 무려 1542회에 걸친 만세 시위운동으로 전국에서 7600여명이 사망했고, 1만 6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만 6000여명이 체포 구금됐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제 탄압이 가혹했으나 우리 겨레의 기상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학생, 농민, 노동자, 여성이 스스로 독립과 자강, 실력양성의 주인공이 되면서 오히려 더 큰 희망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각한 국민의 자강 노력이 이어지면서 1920년 무장항일 독립군의 국내 진공작전이 무려 1651회나 펼쳐졌다”면서 “그해 6월, 우리 독립군은 일본군 ‘월강추격대’와 독립투쟁 최초로 전면전을 벌여 대승을 거뒀다. 바로 홍범도 장군이 이끈 ‘봉오동 전투’로, 임시정부는 이를 ‘독립전쟁 1차 대승리’라 불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920년 3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독립군 북로군정서와 체코군 간에 무기 매수계약이 이뤄졌다. 9000명의 ‘인간사슬’로 연결해 운반해온 이 무기들이 10월 ‘청산리 전투’ 승리의 동반자가 됐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영웅’ 홍범도 옆 최진동 장군 첫 확인
‘독립운동 영웅’ 홍범도 옆 최진동 장군 첫 확인 독립운동가 홍범도(왼쪽) 장군이 1922년 1월 모스크바 극동민족대회에 참석해 제1대 소련 공산당 서기장 블라디미르 레닌에게서 선물로 받은 권총을 차고 최진동(오른쪽) 장군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교수는 최근 최 장군 유족의 증언으로 홍 장군 옆 인물을 확인했다. 19세기 말 고종이 파견한 북간도 옌볜 관리책임자의 아들로 태어난 최 장군은 형제들과 함께 만주에서 무장항일 투쟁을 벌였다.
반병률 교수 제공
文 “일본, 과거 직시해야 상처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어”
“일본,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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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한때 한국을 침략해 많은 살상을 저지른 일본을 향해서도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침략행위에 무력으로 맞섰지만, 일본에 대한 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동양평화를 이루자는 것이 본뜻임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3·1 독립운동의 정신도 같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을 지키되,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도 동시에 구축한다는 기존의 ‘투트랙’ 전략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역사를 거울삼아 함께 손잡는 것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길”이라면서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文 “북한, 보건 분야 공동 협력 바라…한 국가만으로 해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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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해서 “북한과 보건분야 공동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2년 전, ‘9·19 군사합의’라는 역사적인 성과를 일궈냈다”면서 “그 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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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재해와 재난, 기후변화와 감염병 확산, 국제테러와 사이버 범죄같은 비전통적 안보위협 요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국경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文 “코로나19 위기, 단합하면 반드시 함께 극복해낼 것”
文, 작년 일본 수출규제 극복 위기 언급
“대구경북에 온정의 손길…외롭지 않다”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저력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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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0.3.1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이날 3·1 독립운동 정신과 여러 차례 국난 극복의 저력을 되새기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단결’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3·1 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함께 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3·1 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면서 “오늘의 위기도 온 국민이 함께 반드시 극복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가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3·1 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 극복의 저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7월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에 대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이후 8월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 우대 국가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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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서울신문DB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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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2020,3.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고, 위축된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대구·경북을 거론,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다.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 교민을 따뜻하게 맞은 지역 주민들, 헌혈에 동참한 국민들,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은행·공공기관·대기업의 고통 분담, 의료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는다”면서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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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2020.2.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2020.2.1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 대통령은 “우리는 국가적 위기와 재난을 맞이할 때마다 3·1 독립운동의 정신을 되살려냈다”면서 “코로나19는 잠시 우리의 삶을 위협할 수 있지만, 우리의 단합과 희망을 꺾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반드시 코로나 19를 이기고 우리 경제를 더욱 활기차게 되살려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단합으로 위기에 강한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번 발휘하자”고 거듭 호소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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