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된 병실 부족 ‘비극’… 대구 국민안심병원 겨우 1곳 지정

입력 : ㅣ 수정 : 2020-02-2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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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환자 1132명 중 절반이상 자가격리
중대본, 환자 중증·경증따라 병상 배정
봉쇄전략서 피해 최소화 대책으로 전환
대남병원 떠나는 환자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27일 오후 입원환자와 의료진이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정부는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정신질환자 60명을 28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송할 계획이다. 청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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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남병원 떠나는 환자들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27일 오후 입원환자와 의료진이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정부는 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정신질환자 60명을 28일까지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송할 계획이다.
청도 연합뉴스

구조적인 한계와 현장의 실책이 불행한 죽음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단기간에 폭증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대구 지역 공공의료 자원을 초과해 버렸다. 병실이 모자라 집에서 대기하는 도중 이틀 만에 증세가 너무 빠르게 악화됐지만 보건소에서 환자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악재도 겹쳤다. 정부는 병실 부족이 계속되면 불행한 사례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는 환자 증상에 따라 병상을 배정하기로 했다.

27일 대구에서 숨진 이 환자(75·남)는 지난 22일부터 발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났다. 고령에 신장 이식을 받는 등 기저질환도 있었다. 최우선으로 입원시켜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실책을 초래한 구조적인 요인이 있었다. 현재 대구 지역 확진환자 1132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경증 환자도 병실 입원이 원칙이다. 하지만 대구처럼 환자 증가 속도가 워낙 빨라 방역체계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벌써 음압병상 가동률이 100%에 도달하는 등 병상 부족이 현실화하자 정부는 그동안 감염병 전문가들이 촉구해온 ‘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단계에서 대구와 같이 대규모 감염이 이미 발생한 지역에서는 중증환자, 위중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통한 사망자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은 그동안 봉쇄전략에서 벗어나 전형적인 완화전략 추진을 설명한 것이나 다름 없다.

중대본은 지자체별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하고 중증 환자는 국가지정 음압병상으로, 경증 환자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더 경증인 환자는 자가격리로 나누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서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를 확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 지자체가 병상 배정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대구처럼 특수한 상황에 있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될 수 있으면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병상 확보, 인력 확충 등을 병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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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병원에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국민안심병원 지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현재 전국 127개 병원이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다. 국민안심병원은 호흡기 환자와 비호흡기 환자를 분리 진료하는 의료기관이다. 26일 91곳에서 36곳이 추가됐다. 대구에서도 1곳이 국민안심병원 운영을 시작한다. 다만 광주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이 갑작스레 신청을 포기하면서 한 곳도 없게 됐다.

중대본은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찾지 않고 의료상담과 처방을 받는 전화 상담·처방 및 대리 처방도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 기준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21곳(50%)과 종합병원·병원 169곳 중 94곳(56%), 의원 707곳 중 508곳(72%)에서 전화 상담·처방과 대리처방을 시행하거나 시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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