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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해서 집중된다” vs “팬 없어서 흥이 안나” 무관중 경기 엇갈리는 반응

“조용해서 집중된다” vs “팬 없어서 흥이 안나” 무관중 경기 엇갈리는 반응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0-02-27 14:06
업데이트 2020-02-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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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스포츠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 진행
침묵의 경기장에 선수들 영향… 반응 갈려
시즌 종료까지 무관중 가능성… 적응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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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모습. KOVO제공
26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모습. KOVO제공
“조용해서 집중이 잘 된다.” vs “팬이 없어서 경기가 처진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겨울철 실내스포츠들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서 경기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유례없는 상황에 일부 선수와 감독은 조용한 코트에서 집중이 잘 된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편에선 팬들이 없어 흥이 안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꺼냈다.

지난 21일 여자농구를 시작으로 배구와 남자농구까지 연달아 무관중 경기를 결정하면서 선수들은 침묵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라는 강력한 홈 어드밴티지를 잃은 선수들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관중 효과’(다른 사람이 보고 있음으로 인해 그 행동의 성과가 영향을 받는 현상)가 사라진 영향은 어떨까. 지난 26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2019~20 V리그 여자배구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끈 이주아는 “집중이 잘된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관중 경기를 3차례나 경험한 여자농구 BNK썸의 유영주 감독은 “벤치와의 의사소통이 잘 되는 부분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 되는 현장 반응도 나온다. 남자배구의 황택의(KB 손해보험)는 “팬분들의 응원이 선수들도 직접 들린다. 지치고 힘이 될 때 들리는 한마디가 힘이 된다”고 밝혔다. 신영철 우리카드 배구단 감독은 “스타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 여부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자농구의 박지수(KB스타즈)는 지난 26일 경기가 끝난 뒤 “흥이 안 올라서 치고 나가야할 때 안일해지고 처지는 느낌이 있었다”고 했다.

팬과 프로스포츠는 뗄 수 없는 관계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무관중 경기가 선수들에게는 사실 가혹한 일”이라며 “선수들이 이를 통해 관중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선수들은 조용한 경기장에 적응해야하는 것이 남은 시즌의 과제로 떠올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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