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병원에서 왜 사망자 계속 나오나
창문 막아 환기 어렵고 공용 화장실 사용정신질환자 증세 설명 못해 치료시기 놓쳐
환자 106명 중 25명만 치료 위해 외부 이송
중대본 “중증환자 많아 이송 방안 재검토”
26일 현재 청도대남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모두 113명이다. 이 가운데 101명이 폐쇄 정신병동에 입원해 있던 정신질환자였고 벌써 7명이 사망했다. 국내 전체 사망자 11명의 64%나 된다. 정부는 사망자들을 뺀 환자 106명 가운데 25명을 외부에 이송했을 뿐 나머지는 병원 전체를 코호트 격리(감염자가 발생한 의료 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청도대남병원에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료진과 내과의사 4명 등 24명의 외부 의료인력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중대본은 국립부곡정신병원에서도 간호인력을 추가 확보해 청도대남병원 환자의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한신경전신의학회는 청도대남병원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한 이송과 적절한 치료”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이 과연 확진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에 적합한 공간인지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환자를 적절한 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도 기자회견에서 “특히 면역기능이 떨어진 정신질환 환자의 경우 사망률은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면서 “장기입원으로 면역 기능이 저하된 경우 연령과 상관 없이 치사율이 20% 이상까지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청도대남병원에는 수년간 병원 생활을 한 60대 전후 노약자들이 대다수”라며 “사망자가 계속 나오는데 병원 안에서 적정한 치료를 못 받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중증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정신질환이 있어 이송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와 정신질환에 대한 고려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어서 단시간 내 조치를 취하는데 제한이 있다”면서 “현재 중증도에 따라서 분류하고 필요한 경우 이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브리핑에서 “코호트 격리에 대해서는 매우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중증환자가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분들을 적정한 데로 이송하는 방안도 재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20-02-2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