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유럽·중동 확산 거점 될라… 이탈리아·이란 인접국 봉쇄 조치

유럽·중동 확산 거점 될라… 이탈리아·이란 인접국 봉쇄 조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2-24 18:22
업데이트 2020-02-24 19:1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伊 157명 확진… 최초 유입경로 파악 못해

스위스, 伊출퇴근자 중 의심증상 땐 격리

이란 사망자 8명… 숨은 감염자 가능성 커
터키, 육로·철도 차단… 4개국 검문소 폐쇄
베네치아 카니발 취소
베네치아 카니발 취소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한 23일(현지시간) 베네치아에서 열리던 ‘베네치아 카니발’ 일정이 취소되자 산업용 마스크를 쓰고 행사에 참가하려던 한 시민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베네치아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많은 이탈리아와 사망자 2위인 이란이 각각 유럽과 중동 지역의 확산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는 아직 최초 유입 경로도 파악하지 못했고 이란의 경우 사망자에 비해 확진환자 수가 적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가디언, 더 로컬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최소 157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76명)의 2배다. 사망자는 3명으로 77세 여성 2명과 78세 남성 1명이다. 확진환자의 70%(110여명) 이상이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나왔고, 베네치아가 주도인 베네토주의 확진환자도 21명이었다.

첫 확진환자는 롬바르디아주 코도뇨 마을에 거주하던 남성(38)으로 소위 ‘슈퍼 전파자’였지만 중국을 여행한 적이 없어 최초 감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베네토주도 첫 전파자로 중국인 사업가 8명을 지목했지만, 이들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궁에 빠졌다.

당국은 지난 21일부터 2개 주 12개 마을의 5만 3000여명 주민에 대해 이동 제한령을 선포했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주 주지사는 “3월 1일까지 모든 스포츠 경기와 각급 학교 개학 등을 연기한다”고 전했다. 25일까지 진행하려던 세계 3대 카니발인 ‘베네치아 카니발’은 마지막 이틀 일정을 취소했고, 지난 18일 개막한 ‘밀라노 패션 위크 2020’에서 유명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는 관객 없는 패션쇼를 진행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공연장인 밀라노 라 스칼라가 공연을 잠정 중단했고 북부지역에서 열려던 프로축구(세리에A) 경기 등이 취소됐다.
인접국들도 봉쇄 조치에 착수했다.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 국경에서 열차 안에 코로나19 의심환자가 타고 있다는 소식에 멈췄다가 음성 판정을 본 뒤 4시간 만에 재개했다. 이탈리아 출퇴근자가 하루 6만 8000명에 달하는 스위스 티치노주도 중국 방문이나 확진자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의심 증세를 보이면 모두 격리키로 했다.

이란 역시 23일 기준으로 사망자가 8명으로 늘었다. 치사율이 2%인 점을 감안할 때 확진자가 43명에 불과해 ‘숨은’ 감염자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터키는 이란을 향하는 육로와 철로를 차단하고 이라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등도 이란 접경의 육상 검문소를 일시 폐쇄했지만 24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란은 인접국만 7개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마주 보는 국가도 5개나 된다.

중국 외 지역의 빠른 확산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티핑포인트(변곡점)에 곧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비 스리드하르 에든버러대 의대 교수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8시간 동안 코로나19의 방향성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며 “국제보건기구(WHO)와 회원국 정부는 기존에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에서 줄이는 것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20-02-25 16면

많이 본 뉴스

22대 국회에 바라는 것은?
선거 뒤 국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요.
경기 활성화
복지정책 강화
사회 갈등 완화
의료 공백 해결
정치 개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