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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크루즈선 하선 60대 일본 여성 첫 “양성”, 23명은 검사도 않고 내려

日크루즈선 하선 60대 일본 여성 첫 “양성”, 23명은 검사도 않고 내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2-23 10:01
업데이트 2020-02-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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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 명 사망 12명 신규 감염. 확진자 총수는 781명으로 늘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승선했다가 22일에야 내린 승객이 항만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쓴 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감염자들과 밀접 접촉해 더 오래 배에 머무른 이들은 사이타마현의 한 시설에 수용돼 추가 격리된다.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승선했다가 22일에야 내린 승객이 항만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마스크를 쓴 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감염자들과 밀접 접촉해 더 오래 배에 머무른 이들은 사이타마현의 한 시설에 수용돼 추가 격리된다.
요코하마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에 걸렸을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해 크루즈 유람선에서 내려 대중교통으로 집에 갔던 일본인 여성이 감염자로 판정 받았다.

 당국은 지난 19~21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970여명의 일본인을 내리게 하면서 추가 격리하지 않고 대중교통 편으로 귀가하게 해 무모하다는 각국 정부의 우려를 샀는데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추가 감염자가 지역사회 확산을 야기할지 모르는 일이다.

 지난 19일 이 배에서 내려 도치기 현의 자택으로 돌아간 60대 여성이 코로나19 양성으로 22일 판명됐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23일 전했다. 그녀는 지난 14일 검체를 채취해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9일 배에서 내려 귀가했다. 지난 5일부터 선내 이동을 제한하는 객실 격리를 시작한 지 2주 잠복기가 흘렀는데도 증상도 없는 데다 감염자와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해서였다. 하지만 감염자와 같은 방을 써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89명은 22일 배에서 내려 사이타마(埼玉)현의 세무대학교에 수용됐다.

 하지만 이 배에서 내린 이들 가운데 일본인 감염자가 처음 확인됨에 따라 당국의 판단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 여성이 19일 배에서 내린 뒤 요코하마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치기 현까지 이동했고, 차를 몰고 마중 나온 친구와 함께 귀가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감염되는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 그녀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배에서 내린 승객들이 연이어 양성 판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자국 정부가 제공한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한 외국인들도 앞다퉈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일 도착한 호주인 일부가 귀국 직후 양성 판정을 받는 등 25명이 양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과 달리 한국과 미국, 호주, 영국 등은 이 배에 머무르다 귀국한 이들을 2주 동안 별도의 시설에 격리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이 배에서 내린 승객 가운데 일부를 아예 검사도 하지 않는 허점을 드러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지난 5일 객실 격리 이후 바이러스 검사를 한 차례도 거치지 않고 내린 이들이 23명으로 파악됐다고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홍콩에서 먼저 내린 후 양성으로 확인된 남성이나 발열·호흡기 증상을 호소한 탑승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인데 지난 5일보다 앞서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그 뒤에는 검사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자가 객실을 돌며 검체를 채취할 때 산책 등을 나가 방에 없었으며 이후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얼토당토 않은 변명을 했다. 일본인 19명, 외국인 4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은 뒤늦게 실시한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0명 중 17명은 검사 일정을 잡았으나 3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23일 하루 홋카이도(北海道)에서 20~80대 남녀 9명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일본에서 모두 12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돼 오후 8시 현재 일본 내 감염자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 승객과 승무원 635명을 포함해 781명으로 집계됐다. 또 이 배에 탔던 80대 일본인 남성이 폐렴으로 이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후생성은 사망자가 지병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유족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접 사인이 코로나19인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유람선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20일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80대 2명을 합쳐 3명으로 늘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감염증 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에 대비해 중증화 방지를 위한 의료 체제를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면서 후생성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기본방침을 서둘러 짜라고 주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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