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찾은 봉준호 “축하·짜파구리 대접, 충격의 도가니”

입력 : ㅣ 수정 : 2020-02-2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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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기생충’ 제작·출연진과 오찬
“영화가 보여준 사회의식에 깊이 공감”
봉 “대통령 연설이 시나리오급” 화답
金여사 “어려운 상인들 위해 대파 넣어”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0일 ‘오스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왼쪽 두 번째) 감독, 배우 송강호(네 번째) 등 제작진과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점심으로 김정숙 여사가 만든 ‘짜파구리’를 먹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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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0일 ‘오스카 4관왕’을 달성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왼쪽 두 번째) 감독, 배우 송강호(네 번째) 등 제작진과 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점심으로 김정숙 여사가 만든 ‘짜파구리’를 먹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제 아내가 헌정하는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서 끓인 라면·영화 ‘기생충’에서는 채끝살을 넣어 끓여 빈부격차를 보여 주는 소재로 등장)가 맛보기로 포함돼 있습니다. 유쾌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제작·출연진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영화 100년사에 새 역사를 쓰게 된 것도, 오스카에서 새 역사를 만들었다는 사실도 아주 자랑스럽다”면서 “오스카는 ‘(백인·남성·영어권 위주) 로컬 영화제’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기생충’이 빼어나고, 봉 감독이 탁월해서 비영어권 영화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최고 영화·감독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이 보여 준 사회의식에 대해서 깊이 공감한다”며 “불평등이 하도 견고해 새로운 계급처럼 느껴질 정도가 됐고, 불평등 해소를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고 있는데 속 시원하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애가 탄다”고 토로했다.

7분여간 이어진 대통령 인사말이 끝난 뒤 봉 감독이 “저나 송강호 선배 다 한 스피치(연설)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인데 축하부터 ‘짜파구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시나리오 두 페이지”라며 “암기하신 것 같지는 않고 평소 체화된 주제 의식이 있으시기 때문에 줄줄줄 풀어내신 것 같은데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오찬 중 ‘짜파구리’가 등장하자 김 여사는 “저도 계획이 있었다”(‘기생충’ 대사 차용)며 “어제 오후 내내 조합을 한 ‘짜파구리’”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지역경제가 위축돼 재래시장에 가서 상인들도 위할 겸 대파를 샀다”면서 “이연복 셰프에게 ‘짜파구리’와 대파를 어떻게 접목할지를 들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소고기 안심을 넣으면 느끼할 것 같아 돼지고기 목심을 썼다”며 “저의 계획은 대파였다. ‘대파 짜파구리’”라고 했다. 봉 감독이 “짜파구리를 한 번도 안 먹어 보고 시나리오를 썼는데 맛있다”고 하자 김 여사는 “대파 소비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가 나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02-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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