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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김영하 “고시원·옥탑방 전전하면서 어떻게 종이책 사겠나”

이슬기 기자
입력 2020-02-20 22:42
업데이트 2020-02-2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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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앱 통해 신작 장편 3개월간 선공개

“과거에도 신문 독자들에게 제한적 제공”
독점 공개 따른 출판시장 잠식 논란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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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을 독서앱을 통해 먼저 공개한 작가 김영하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이책과 디지털책이 보완재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7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을 독서앱을 통해 먼저 공개한 작가 김영하는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이책과 디지털책이 보완재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근대문학이 시작된 이래 작가들이 늘 해왔던 일이에요. 신문에 연재하면서 신문 독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나중에 단행본으로 낸 것처럼요.”

김영하(52) 작가가 7년 만에 장편소설을 냈다. 월정액 독서앱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다. ‘밀리의 서재’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선공개한 뒤 정식 출간은 세 달 후에 이뤄지는 것을 두고 ‘독점 공개에 따른 출판시장 잠식’이라는 비판이 일자 김 작가는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리의 서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종이책은 보관할 장소에 대한 비용도 지불해야 하는데 고시원, 옥탑방을 전전하면서 그걸 어떻게 하겠나. 책은 땅값을 포함한다”며 “독자와의 다양한 접점을 시도하는 모험으로 스트리밍 방식의 공유 경제도 새롭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작별 인사’는 자신이 사람인 줄 알았던 열일곱살 ‘휴머노이드’ 철이의 이야기다. 그의 전작들답지 않게 SF적 요소가 담겨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다. 김 작가는 “SF가 아니라 근미래가 배경인 한 소년의 성장담”이라며 “장르적 규칙, 요소를 차용해 소설을 쓰는 것은 나의 오랜 습성이며 문단의 많은 작가들이 규칙과 경계를 생각하지 않고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문학상 수상 거부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동료 작가들의 투쟁을 온 마음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김 작가는 2012년 단편 ‘옥수수와 나’로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이어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권리보장법을 언급하며 “단순히 예술인을 ‘국가가 먹여 살려라’라는 것이 아니라 예술인들이 단결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하라는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마감하기 전에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작별 인사’의 한정판 종이책은 동네 책방 등에서도 판매하고, 정식판은 오는 5월 문학동네를 통해 나온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20-02-2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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