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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압병상 대구 54개, 광주 16개뿐… “지역 유행 땐 中우한 될라”

음압병상 대구 54개, 광주 16개뿐… “지역 유행 땐 中우한 될라”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0-02-21 01:56
업데이트 2020-02-2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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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급속 확산… 의료시설 태부족

전국에 1027곳… 그 절반이 수도권 몰려
부산·경남·대전 등 대부분 100개 못미쳐
“젊고 기저질환 없는 경증은 일반병원서
중증환자 전문으로 다룰 시설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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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은 검은 옷 차림의 현역 군인 A씨가 흰색 방역복을 입은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20일 음압병실이 있는 제주대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제주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은 검은 옷 차림의 현역 군인 A씨가 흰색 방역복을 입은 병원 관계자들과 함께 20일 음압병실이 있는 제주대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제주 연합뉴스
대구와 같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집단 발병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현재 의료 시스템으로는 대응하기에 버거운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의 전파 속도나 양상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지역사회 대응 역량을 최대한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역량 강화의 핵심은 병상과 의료인력 확보다. 종합적인 대응 방안은 21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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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경북 포항세명기독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은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폐쇄된 세명기독병원 선별진료소를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포항 뉴스1
지난 19일 코로나19 의심 증세로 경북 포항세명기독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은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날 폐쇄된 세명기독병원 선별진료소를 관계자들이 방역하고 있다.
포항 뉴스1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음압병상은 1027개, 음압병실은 755개에 불과하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239개 병실(383개 병상)과 113개 병실(143개 병상)인 걸 제외하면 지역별로 100개 병상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산(90개 병상), 경남 71개 병상, 대구·인천 각각 54개 병상, 강원 32개 병상, 대전 27개 병상, 전남과 충남 각각 26개 병상, 전북과 충북 23개 병상, 광주 16개 병상 등이다.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구는 벌써 음압병상이 한계에 몰려 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한다면 환자를 수용할 음압병상이 턱없이 모자라게 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전담할 수 있는 감염병 전담 병원을 지정해 병상을 확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경증 환자의 초기 증세는 가벼운 몸살감기 정도여서 젊고 기저질환도 없는 환자라면 자가격리 상태에서도 치료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론 이는 환자가 급증해 병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다. 정기석(전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병실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도 중국 우한처럼 될 수 있다”면서 “병상이 모자라면 경증 환자는 자가격리 상태에서 치료하고 모두가 1인실을 쓸 수 없으니 증상에 따라 환자를 집단 격리해 치료하는 방안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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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20일 음압 격리 병원인 전주 전북대병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전북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20일 음압 격리 병원인 전주 전북대병원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코로나19는 치명률은 낮은 대신 전파 속도가 빠르고 경증 환자가 많다. 반면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의료기관별로 역할을 나눠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전체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과 일반진료 의료기관으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보건소를 포함해 지방의료원 같은 국공립 의료기관을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코로나19 전담기관은 코로나19 환자를, 일반의료기관은 일반 환자 진료에 주력하자는 것이다.

의협은 “선별 진료가 어려운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은 고령자,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 환자가 내원했다가 되레 코로나19에 감염될 우려가 크다“면서 “고위험군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날 대한병원협회, 중소병원협회 등 6개 보건의료단체장과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폐렴 환자는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1인실이나 음압병실에 선제적으로 입원하게 하고, 음성 판정을 받으면 일반 폐렴으로 치료하는 식으로 의료전달체계를 계속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2-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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