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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규제지역 집값 많이 뛴 수원·안양·의왕 ‘콕’ 찍어 지정

비규제지역 집값 많이 뛴 수원·안양·의왕 ‘콕’ 찍어 지정

김태이 기자
입력 2020-02-20 16:44
업데이트 2020-02-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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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 신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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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국토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국토교통부 김흥진 주택정책관이 20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0.2.20
연합뉴스
정부가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풍선효과로 집값이 국지적으로 뛴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핀셋 처방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20일 2·20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이들 5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12·16 대책 이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급상승하면서 시장이 과열된 곳이다.

◇ 불쑥 솟은 수원·안양·의왕 신규지정…조정대상지역 총 44곳으로 불어

최근 3개월, 즉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주택 가격 상승률을 보면 이들 지역이 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는지 알 수 있다.

수원 장안구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경기도 비규제 지역 중에서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 1∼4위를 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집값 통계를 보면 수원 영통구의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은 5.80%에 달했다. 경기도 전체 상승률 1.27%의 4.5배가 넘는다.

영통구는 이미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광교신도시와 붙어 있고,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교통 호재도 안고 있다.

의왕시는 3.31% 상승했고 안양시 만안구는 2.60%, 수원 권선구는 1.52%의 상승률을 보였다.

수원 장안구는 상승률이 0.93%로 경기도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인접한 다른 구가 워낙 과열돼 함께 묶인 것으로 보인다.

수원과 안양, 의왕은 집값이 이미 비싼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의 남쪽에 줄지어 붙어 있다.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은 중요한 지표다.

국토부가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할 때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물가상승률의 1.3배가 넘는 곳을 우선 가려내고, 그 중에서도 청약경쟁률이나 분양권 전매거래량, 주택보급률 등이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곳을 지정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정부는 12·16 대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원 등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집값이 뛰는 상황이기에 규제지역 지정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 협의 과정에서 수출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인데 정부가 지나치게 부동산 규제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면 총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투기과열지구 등 더 강력한 규제지역을 지정하는 방안은 일찌감치 접어두고 경기도 중 비규제 지역을 추가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른바 치솟는 집값으로 주목받은 이른바 수용성, 즉 수원·용인·성남 중에서 수원을 제외한 용인과 성남은 규제의 칼날을 피했다. 이미 성남은 전역이, 용인은 처인구만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 규제 강화된 조정대상지역…전매도 원칙적 금지

그러나 조정대상지역도 규제가 만만찮다.

이번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 분에 대해선 50%,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30%가 적용된다.

9억원 이하 분에 대해 LTV가 50%로 낮아진 것은 이들 지역에 많은 6억~9억원 중저가 아파트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9억원 초과분에 대해 LTV를 30%로 낮추는 것은 당연히 9억 초과 고가 아파트에 대한 견제구이지만 경기도 조정대상지역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가 많지는 않다.

국토부에 따르면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율은 이달 기준으로 수원 영통이 12.4%로 가장 높고 안양 동안(4.8%), 화성(1.5%), 용인 수지(1.4%), 구리(1.1%) 등 순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2주택 이상 보유 시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 세제도 강화되고 청약 가점제 적용도 비규제지역보다 확대된다.

1가구 1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2년 이상 실거주해야 하는 점도 비규제 지역과 다른 점이다.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임대업·주택매매업 이외 업종 영위 사업자에 대해선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도 금지됐다.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는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론 2년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신규 주택으로 전입까지 해야 한다.

조정대상지역의 전매제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앞으론 지역과 관련 없이 모두 소유권이전 등기일까지 전매를 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전매가 금지된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을 3개 구역으로 나눠 1구역은 소유권이전 등기일, 2지역은 당첨부터 1년6개월, 3지역은 공공택지는 1년, 민간택지는 6개월간 전매를 제한해 왔다.

2지역은 성남 민간택지, 3지역은 수원 팔달·용인 기흥·남양주·하남·고양 민간택지 등이 지정돼 있었으나, 앞으론 모두 1지역과 같이 전매제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내달부터는 3억원 이상 집을 매입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고 편법증여 등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받아야 한다.

◇ 추가 규제구역 지정 배제 못 해…용인·성남·구리·대전 ‘사정권’

정부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등 시장 과열 현상이 관측될 경우 투기과열지구 확대 지정 등 더욱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 25개 구와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 성남시 분당구, 대구시 수성구, 세종시 등 31곳이다.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을 봤을 때 용인 수지구(4.50%), 성남시 수정구(3.10%), 안양시 동안구(2.90%), 구리시(2.59%) 등이 높았다. 이들 지역은 모두 현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나 계속 과열 양상을 보일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

대전도 최근 집값 상승세가 도드라진 곳이다.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을 보면 대전시 전체는 3.63%, 유성구는 5.0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구(4.74%), 서구(3.82%) 등도 집값이 적잖이 올랐다.

대전이 규제지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는 이유다.

이날 대책을 발표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곳은 규제지역 신규 지정이나 상향 등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며 “특히 대전은 서구와 유성구, 중구 등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아 엄중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는 조정대상지역 규제에 더해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히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된다. LTV와 DTI 비율은 각 40%가 적용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선 주담대가 원천 금지된다.

투기지역은 주담대가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고 양도세율이 일부 가산된다. 현재 서울 15개 구와 세종시가 지정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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