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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환자, 코로나 19 진단검사 권유 2차례 거부 논란

31번 환자, 코로나 19 진단검사 권유 2차례 거부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2-19 09:06
업데이트 2020-02-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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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 폐렴 진단 나오자 선별진료소 검사 권유
환자가 검사 거부하면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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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째 확진자 다녀간 병원, 나머지 환자 모두 이송
31번째 확진자 다녀간 병원, 나머지 환자 모두 이송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서 질병관리본부와 119구급대원들이 구급차를 이용해 해당 병원에 남은 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2020.2.18
뉴스1
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31번째 확진자가 입원 중에 의료진으로부터 선별진료소나 검사가 가능한 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받았지만 두 차례나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환자는 증상이 악화한 뒤 재차 권유를 받아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고서야 격리 조치됐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가 의료진의 권유에 따랐다면 지역사회 내 이동을 2~3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1번 환자 “해외여행력 없고 접촉자 분류 안 됐다” 거부
질병관리본부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31번째 확진자인 61세 한국인 여성은 지난 6일 당한 교통사고로 대구 수성구 ‘새로난한방병원’에 7일 외래진료를 받고 이날 오후 9시쯤 정식으로 입원했다.

이 환자는 입원 4일차인 지난 10일쯤부터 발열 증세가 생겨 의료진이 독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됐고, 병원이 14일 영상의학 검사를 진행한 결과 폐렴이 확인됐다. 이곳은 한방병원이지만 내과 전문의가 있어 관련 검사가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코로나19에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판단 하에 31번 환자에게 검사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길 것을 두 차례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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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 입원했던 병원 환자 모두 타 병원 이송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 입원했던 병원 환자 모두 타 병원 이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오후 질병관리본부와 119구급대원들이 해당 병원에 남은 환자들을 타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2.18
뉴스1
그러나 31번 환자는 자신이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이력도 없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에 머물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병원이 폐렴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투여했지만 증상은 계속 나빠졌다.

결국 의료진의 세 번째 권유에 이 환자는 17일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찾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1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렴 소견이 발견된 14일부터 검사와 함께 조치가 이뤄졌다면 2~3일 동안 이동과 노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한방병원 측은 31번 환자를 줄곧 4인실에 홀로 입원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31번 환자가 폐렴이 발견된 이후에도 입원 상태에서 지난 15일 대구 퀸벨호텔 예식장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했고, 16일에는 대구 남구 ‘신천지교회’ 예배에도 참석했다는 점이다.

의사가 소견을 내놔도 환자가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31번 환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해외를 방문한 이력이 없었고, 접촉자로 분류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은 데다 검사 비용은 물론 치료 비용도 전액 무료이고, 격리 중 소정의 생활비도 지원된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보건당국과 의료진이 판단 하에 검사와 격리 조치를 권유하는 것이다.

대구 곳곳 31번 환자 다녀간 곳 폐쇄·격리 조치
31번 환자가 증세를 보인 뒤 지역사회 여러 곳을 방문한 사실이 파악되면서 대구와 인근 지역 곳곳이 방역과 폐쇄 조치됐다.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오전부터 건물 입구를 막고 주차장 입구도 폐쇄했다.

병원에 남아 있는 환자 33명도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했다.

31번 환자 A씨의 병원 출입 및 엘리베이터 이용 등 이동 경로 확인을 위한 CCTV 분석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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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굳게 닫힌 문
‘코로나19’에 굳게 닫힌 문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18일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한 교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2.18 연합뉴스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약국과 신협 범어지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직원 7명이 근무하는 신협 범어지점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문을 닫았으며 직원 모두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협 범어지점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녀간 적도 없고 보건 당국에서도 자가격리를 주문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A씨가 다녀간 수성구 보건소와 호텔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소 측은 17일 밤과 18일 오전 2차례 시설 내부 전체를 방역했고, 현재 1~3층 민원실도 폐쇄했다. A씨와 접촉한 직원과 공익 요원 등 11명은 자가격리 조치했다.

동구 퀸벨호텔은 18일 휴업에 들어갔으며 오전 11시부터는 동구 보건소 직원 등이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또 엘리베이터, 식당 입구 등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해 A씨가 예식장에 들어갔는지 등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호텔 측은 영업 재개 여부를 두고 회의를 거듭했다.

A씨가 지난 6∼7일 2차례 찾은 동구 부띠끄시티테라스 오피스텔 201호 C클럽과 신천지 대구교회도 폐쇄조치 뒤 방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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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대구 31번 환자 이동경로
[그래픽] 대구 31번 환자 이동경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번째 확진환자(61?여)가 지난 7일 대구 수성구 소재 새로난한방병원에 입원한 뒤 10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는 역학조사 내용을 18일 발표했다. 2020.2.19
뉴스1
환자의 아들 B씨가 다니는 달성군 한 자동차부품업체도 B씨를 긴급 자가격리 조치를 하고 사무실 등을 소독했다.

일단 31번 환자 가족 2명에 대해 진단검사를 벌인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음성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이들 외에 환자 직장동료 4명, 지인 4명, 택시기사 5명 등 나머지 접촉자들에 대한 검사는 진행 중이다.

이밖에 A씨가 입원한 한방병원 소속 간호사의 자녀가 다니는 수성구 한 유치원도 원아들을 귀가시키고 당분간 휴원키로 했다.

대구시는 대구시민의 날 행사를 비롯해 공공이 주관하는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민간행사에 대해서도 취소를 권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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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31번째 확진자’ 다녀간 호텔 영업 중단 방역
‘신종 코로나 31번째 확진자’ 다녀간 호텔 영업 중단 방역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오전 해외 여행력이 없는 한국인 61세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대구 동구의 한 호텔이 이날 오후 방역을 위해 영업이 중단된 채 폐쇄돼 있다. 20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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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도서관, 용학도서관 등 수성구립도서관 8개 관도 청사 소독 및 방역 등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1∼22일 양일간 개최 예정이던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 초청 콘서트오페라 ‘돈 조반니’ 공연을 취소하기로 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도 고객 안전과 건강을 위해 당초 오는 22일 재개할 예정이었던 소싸움 경기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경북 청도군은 확진자 A씨가 지난 15일 동구 퀸벨호텔을 찾았을 당시 이서면 주민 수십명도 결혼식 참석을 위해 같은 장소를 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상 증상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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