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91% 개강 연기… 中유학생 학생증 기능 일시정지

입력 : ㅣ 수정 : 2020-02-19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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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앞두고 대학가 ‘비상’
中유학생 수천명 속속 입국에 확산 우려
교육부 “외출 원천금지 아닌 자제 권고”
자율에 맡겨… 기숙사 밖 관리 사각지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에게 2주간 자율격리를 권고한 가운데 1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기숙사 입구 유리문에 주의 문구가 붙어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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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중국인 유학생에게 2주간 자율격리를 권고한 가운데 18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기숙사 입구 유리문에 주의 문구가 붙어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새 학기 개강을 맞아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으로 속속 입국하면서 대학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우려된다. 교육부가 18일 중국인 유학생 관리 가이드라인을 내놨지만, 많게는 수천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통제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학들은 “책임을 떠안게 됐다”며 난처한 모습이다.

중국인 유학생이 약 4000명에 달하는 경희대는 서울·국제 캠퍼스에 각각 중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를 지정하고, 학생들을 2주간 격리하기로 했다. 서강대는 경기 가평에 있는 별도의 교육원에 유학생을 수용할 방침이다. 960여명의 중국 유학생이 등록한 호남대는 이들을 교내의 독립된 기숙사에서 2주간 생활하게 하고, 학교 밖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은 10여명의 중국인 교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관리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날 ‘코로나19 대비 대학의 대응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중국에서 입국한 내외국인 학생은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하고 대학이 이들의 건강 상태와 외출 여부 등을 감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자가격리 대상이 아닌 데도 중국에서 입국했다는 이유로 외출을 원천 금지할 수는 없다”면서 “학생증 기능을 일시 정지시켜 학생증으로 출입하는 도서관과 식당, 강의실 등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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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학들은 이 같은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도서관·식당 등이 아닌 캠퍼스 내 다른 장소를 돌아다니는 것까지 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교 중지 방침을 이행하지 않으면 향후 기숙사 신청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고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유학생이 634명인 청주대는 기숙사 입소를 신청하지 않은 363명에 대해 외출 시 학교에 보고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받았지만 강제성은 없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기숙사 신청을 제한하는 불이익은 이미 외부에서 생활하는 학생들한테는 ‘징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밖에 거주하며 통학하는 학생들까지 학교가 전부 관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는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은 불가피하게 외출할 경우 학교에 신고하도록 했고 학교로부터 도시락과 세탁물 수거 등 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학교 밖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이 같은 지침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교 밖에서 스스로 격리 중인 학생은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전국 4년제 대학 193곳 중 176곳(91.2%)이 개강을 연기하기로 했다.

서울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충북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20-02-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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