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소한 우한 교민들…주민들 “무사 귀환 축하드린다” 환송

입력 : ㅣ 수정 : 2020-02-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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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한 교민 퇴소한 아산·진천 직접 가보니
아산·진천 주민들 1시간 전부터 대기
주민들 “고생 많으셨다” 환송 인사
버스 안 교민들도 손 흔들며 화답
교민 “큰 도움 받아…꼭 보답하겠다”
15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아산시민들이 중국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전세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지난 2주 동안 임시로 생활한 우한 교민 366명이 퇴소했다. 남은 교민 334명(경찰인재개발원)은 16일 퇴소한다. 연합뉴스

▲ 15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아산시민들이 중국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전세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날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지난 2주 동안 임시로 생활한 우한 교민 366명이 퇴소했다. 남은 교민 334명(경찰인재개발원)은 16일 퇴소한다. 연합뉴스

“시설 직원분들이랑 아산시민들로부터 너무 큰 도움을 받았어요. 저도 나가서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게요.”

지난 2주 동안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생활한 이모(25)씨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시생활을 도와준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달 중순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관광하다가 도시가 봉쇄로 한동안 발이 묶였지만 지난달 31일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이날은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이씨를 포함해 2주 동안 생활한 우한 교민 366명(아산 193명, 진천 173명)이 퇴소한 날이다. 교민들이 퇴소하기 약 1시간 전인 오전 9시쯤부터 교민들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환송식을 준비하던 지역 주민들은 “2주 동안 교민들이 고생이 많았다”면서 “모두 무사히 돌아가게 돼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만난 충북 음성군 주민인 박정미(55)씨는 “2주 동안 교민들이 이 지역에 머물다 가시는데, 교민들을 직접 만난 것은 아니지만 그새 정이 든 것 같다”면서 “건강하게 나가시는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퇴소한 우한 교민들은 전날 최종 검체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진천군 덕산읍 주민들이 중국 우한 교민들의 퇴소를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진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진천군 덕산읍 주민들이 중국 우한 교민들의 퇴소를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다. 진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진천군 주민인 정찬자(60)씨는 “교민들 가시는 길 쓸쓸하지 않게, 교민들 환송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는 이미 ‘교민 여러분들의 퇴소를 축하합니다’, ‘건강하고 밝은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오전 10시쯤부터 교민들이 탑승한 전세버스가 소독을 받으며 시설 밖으로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교민들은 정부합동지원단이 준비한 버스 20대(아산 11대, 진천 9대)에 나눠타고 각자의 집이나 체류지로 향했다.

아산시민 100여명은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애국가를 부르며 두 손을 흔들며 교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직접 노래를 부른 아산시민 남지숙(46)씨는 “간소하게나마 ‘고생하셨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왔다”면서 “교민들이 오는 과정에서 처음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아산시민들이 한마음으로 교민들을 돕게 돼 기쁘고, 교민들이 아산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 교민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15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소독을 받으며 차례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 우한 교민들을 태운 전세버스가 15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소독을 받으며 차례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 교민이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의 임시 생활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나오면서 미리 마중 나온 진천·음성군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국 우한 교민이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의 임시 생활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나오면서 미리 마중 나온 진천·음성군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민들 역시 선팅이 된 버스의 커튼과 창문을 열어 주민들에게 화답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자리에 한 명씩 탑승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거나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래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교민들도 눈에 띄었다.

버스 안에서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본 이씨는 “우리를 위해 노래까지 준비하셨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감동적이었다”면서 “처음 시설에 입소할 때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세상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교민들은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충남 등 전국 5개 권역의 터미널이나 KTX역 등에서 내린 뒤 개별적으로 귀가했다.

정부는 이날 퇴소한 교민들을 대상으로 2~3일 간 건강 상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또 임시생활시설에서 나온 폐기물을 전량 소각하고 이틀에 걸쳐 방역 소독할 예정이다.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약 400m 떨어져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우한 교민에게 드리는 글’ 게시판 위에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의 손편지가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진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5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약 400m 떨어져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우한 교민에게 드리는 글’ 게시판 위에 중국 우한에서 온 교민들의 손편지가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진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아산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진천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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