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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 싸움에 낀 ‘제다이’ 운명

세계 최고 권력자와 세계 최고 부자 싸움에 낀 ‘제다이’ 운명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02-14 18:34
업데이트 2020-02-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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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제다이 중지”… 아마존 손들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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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2017년 6월 17일 백악관에서 같이 앉아 의견을 교환하며 대화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부터) 미국 대통령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2017년 6월 17일 백악관에서 같이 앉아 의견을 교환하며 대화하는 모습. AP 자료사진
미군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컴퓨터 클라우드 사업을 두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등장인물이 만만찮다. 세계 최고 권력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가 가장 싫어하는 세계 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막후 주연이다. 막강한 조직력의 미국방부와 아마존, 한때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인 MS는 겉으로 드러난 조연에 가깝다. 승자에겐 천문학적인 100억달러(11조 9000억원 상당)가 주어지는 사업은 법원에 의해 일단 브레이커가 걸렸다.

MS가 2019년 10월 미국방부 합동방어인프라사업(JEDI·제다이)의 사업자로 선정된 것에 대 경쟁자였던 아마존이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일단 아마존 손을 들어줬다. 미국 연방청구법원(CFC)의 패트리샤 캠벨 스미스 판사는 13일(현지시간) 아마존이 2019년 11월 제기한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MS가 추진하는 제다이 사업은 일단 중지되게 됐다.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구체적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캠벨 스미스 판사는 또 가처분신청 인용이 향후 적절하지 않아 사업 진행과 관련해 손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원고인 아마존에 대해 4200만달러(500억원 상당)의 공탁금을 20일까지 납부할 것을 명령했다.

“놀라운 판결”vs“실망”… 국방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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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베에 있는 물류창고에 붙어있는 아마존 로고. 로이터 자료 사진
프랑스 보베에 있는 물류창고에 붙어있는 아마존 로고. 로이터 자료 사진
법원의 이번 결정은 아마존의 승리이자 MS와 국방부에는 타격이라고 경제 매체 CNBC가 전했다. 이날 MS 주식은 0.5%, 아마존은 0.4%가 각각 떨어졌다.

볼티모어대학 정부계약법 교수인 찰스 티피어 교수는 이번 판결은 “놀랍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다.

국방부 대변인 로버트 카버는 “판결에 실망하며, 이번 소송은 국방부의 현대화 전략 실행을 불필요하게 늦춘다”며 “제다이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전투원들에게 가능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추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MS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인 프랭크 쇼는 이날 성명에서 “조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긴급한 새로운 기술에 접근할 사업이 지연돼 실망스럽다”며 “공정하고 철저한 과정을 보여줄 팩트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던 아마존은 이날 코멘트를 거부했다.

아마존 “제다이 평가 오류·편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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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시어터 건물에 붙어 있는 MS 로고. 로이터 자료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시어터 건물에 붙어 있는 MS 로고. 로이터 자료사진
앞서 아마존은 지난달 열린 법원 심리에서 제다이 사업 평가 과정이 “명백한 오류와 편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날 아마존의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마존 대변인 제이 카니는 이날 CNBC에 “회사가 (제다이 계약) 결정에 항의하는 것은 선정 과정이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트럼프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트위트 등이 계약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트럼프이 자신을 꾸준히 공격한 워싱턴포스트(WP) 소유자인 제프 베이조스를 싫어한 결과 계약 수주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이다. WP는 그 편집에 소유자인 베이조스가 개입이나 간섭하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카니 대변인은 “항의하고 법률 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 납세자들을 위해 적절한 결정이 내려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다이… AI 이용 전투원 능력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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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 모습. 마이크로소프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방부의 10억달러짜리 컴퓨터 클라우드 사업을 중지하라는 법원 결정을 받았다.AP 자료사진
미국 국방부 모습. 마이크로소프트는 13일(현지시간) 미국방부의 10억달러짜리 컴퓨터 클라우드 사업을 중지하라는 법원 결정을 받았다.AP 자료사진
제다이는 미국방부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하는 민간기업과 함께 10년 동안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방대한 분량의 기밀 자료를 보유한 국방부가 정보기술(IT) 현대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클라우드 기반시설과 플랫폼을 이용해 전투원들을 지휘하고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는 사업이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과 같은 최신 컴퓨터 기술을 국방에 응용하고자 한 것으로, 중국의 AI 집중 투자에 우위를 지키고자 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2017년부터 추진된 제다이 사업은 2018년 발주 공고가 났다. 2019년 4월 주요 경쟁자였던 IBM과 오라클이 탈락했다. 당시 오라클 임원들은 아마존과 당시 국방부와 유착설을 제기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선정자 최종 발표를 수주 앞둔 그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시 마크 에스퍼 국장장관에게 계약을 보류하고, ‘아마존을 편애’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몇 주 후인 10월 MS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권력을 이용해 아마존을 제다이 사업에서 쫓아냈다는 ‘개인 복수설’을 ABC방송이 전했다. 그후 11월 아마존은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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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국(왼쪽부터) 애플 최고경영자(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티아 나델라 MS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2017년 6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팀 국(왼쪽부터) 애플 최고경영자(CE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티아 나델라 MS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2017년 6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 나란히 앉아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한편 국방부나 다른 정부기관의 계약에 대해 소송을 내거나 초기 결정을 뒤집는 것은 드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싱크탱크 랜드의 2018년 조사에 의하면 법원이 이전 계약 결정을 뒤집은 것은 10% 미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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