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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개 조형물 0.1㎜까지 다듬어 손안에 착 감기는 그립감 찾았다

수백개 조형물 0.1㎜까지 다듬어 손안에 착 감기는 그립감 찾았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0-02-13 23:22
업데이트 2020-02-1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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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경계 허문 ‘갤럭시 Z플립’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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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Z플립’
‘갤럭시 Z플립’
“평범해 보이는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는 것처럼 삼성의 새 스마트폰은 경계를 부수는 기술이다.”(워싱턴포스트)

지난 11일(현지시간)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 단연 압도적인 주인공은 접으면 절반으로 줄어 손안에 착 감기는 ‘갤럭시Z플립’이었다. 14일 한국, 미국 등 전 세계 10여개국에 먼저 출시되는 이 제품은 ‘갤럭시Z 시리즈’로 삼성의 새로운 폴더블폰 카테고리를 열어 갈 출발점이다. 삼성전자는 “역동성, 참신함, 3차원적 구조를 드러내는 알파벳 Z를 폴더블폰 새 시리즈의 명칭으로 채택함으로써 누구보다 앞서 새로운 폴더블(접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기술 리더십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 형태의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어 휴대성을 높였다는 설명 자체는 쉽지만 손에 쥐었을 때 가장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는 형태와 크기가 나오기까지는 지난한 연구 과정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갤럭시Z플립의 디자인을 이끌어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은 다양한 사람이 범용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크기와 형태를 찾아내기 위해 수백개의 조형물을 깎아 최적의 그립감을 찾았다. 0.1㎜ 정도의 작은 단위까지 다듬어 쥐어 보는 등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시험한 끝에 현재의 모습이 탄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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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가 갤럭시Z플립의 디자인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1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가 갤럭시Z플립의 디자인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김태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는 “폴더블은 혁신 기술인데 여기에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면 시장을 놀라게 할 수는 있어도 시장을 변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세계 각 지역마다 다른 소비자들의 수요와 취향을 반영하고 이를 절충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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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오는 21일부터 한정 판매할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미국 디자이너 톰 브라운과 협업한 제품으로 해당 브랜드의 대표 색상과 패턴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오는 21일부터 한정 판매할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 미국 디자이너 톰 브라운과 협업한 제품으로 해당 브랜드의 대표 색상과 패턴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Z플립은 자신을 표현하고 드러내기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소장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통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톰 브라운과 1년 전부터 협업해 만든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21일 출시)이 297만원의 고액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다. 최경식 무선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패션업계와의 합작으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장을 여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했다.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 주기 위해 갤럭시Z플립 경첩 부분에 고객 영문 이름의 앞글자를 새겨 주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현재 경첩에는 삼성의 영문명인 ‘SAMSUNG’이 각인돼 있다. 김 상무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고 그런 수요가 커지면 서비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미러 퍼플’, ‘미러 블랙’, ‘미러 골드’로 이름붙여진 제품의 세 가지 색상도 주목받고 있다. 정교한 공법, 유리 마감 등을 통해 빛을 머금은 듯한 고급스러움을 구현하고 남성과 여성이 각각 선호하는 특정 색을 고른 게 아니라 성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젠더 뉴트럴’을 색상과 디자인의 기조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퍼플과 블랙만 출시된다. 골드는 해당 색을 선호하는 국가에 한정해 선보일 예정이다. 언팩 행사에서는 골드에 대한 호응이 가장 높았다.

샌프란시스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20-02-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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