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前 폐기론에… 외교부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는 잠정 조치”

입력 : ㅣ 수정 : 2020-02-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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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철회 등 미루자 압박 나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내신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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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내신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DB

정부가 12일 지난해 11월 조건부 연기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종료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일본에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강제징용 배상과 수출규제 철회 등 현안과 관련한 양국 협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자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이날 “지난해 11월 22일 한일 양국 간 합의 취지에 따라 일본 정부는 우리에게 취한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한 시일 내 철회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일본이 지난해 7월 이후 한국에 수출규제 조치를 취하자 그해 8월 23일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 우여곡절 끝에 양국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문제 해결을 위한 수출관리 당국 간 정책대화에 나서는 조건으로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키로 합의했다.

외교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난해 8월 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했다”며 지소미아 조건부 연기는 ‘잠정 조치’임을 거듭 강조했다.

외교부 발표는 청와대 내에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소미아 폐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나왔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규제 철회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양측 협의가 평행선을 이어 가자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한일 수출관리 당국은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국장급 정책대화를 했지만,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고 이후 추가 대화도 열리지 않았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지소미아 종료 여부나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줄곧 일본과 협상하고 있으며 서로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청와대 내) 강경파가 (지소미아 폐기론을 주도했다거나) 어떻게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지소미아 종료는 살아 있는 옵션이지만, 쓸지 말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지막까지 일본 태도를 지켜보면서 칼집에서 칼을 뽑을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20-02-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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