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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

[따뜻한 세상]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

문성호 기자
입력 2020-02-11 13:35
업데이트 2020-02-1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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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 내에서 발생한 25톤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소방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고 있다. [전남 소방본부 제공]
광양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 내에서 발생한 25톤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소방호스를 잡고 물을 뿌리고 있다. [전남 소방본부 제공]
고속도로 터널을 지나던 중 차량 화재를 발견한 즉시 진화에 나서 큰 피해를 막은 광양소방서 119구조대 소속 장남직(38) 소방장이 화제다.

지난달 30일 오후 2시16분,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하행선 천마터널 내 3.7㎞ 지점을 달리던 25톤 트레일러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엔진 쪽에서 시작된 불은 곧 차량 전체로 번졌다. 트레일러 운전자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재빨리 몸을 피한 뒤 신고를 해 무사했다.

비번인 장 소방장은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중 사고를 목격했다. 터널에는 이미 수백 대의 차들이 갇힌 상황. 위험을 직감한 장 소방장은 곧바로 차에서 내린 뒤 피난통로로 터널에 갇힌 차량의 회차를 유도했다.

장 소방장은 10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당시 터널에 갇힌 차량을 뒤로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터널 안에 연기가 가득 차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난연락갱(피난통로)으로 먼저 차량 대피를 유도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장 소방장은 50미터 떨어진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도착 당시 불은 이미 최성기 상태였다”며 “가장 가까운 소화전 두 개를 점령해 하나는 경찰관(고속도로 순찰대)에게 넘겨 멀리서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했고, 다른 하나는 제가 직접 잡고 차량 앞부분에서 화재를 진압했다”고 설명했다.

장 소방장의 발 빠른 대처로 불길은 빠르게 잡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현장에 합류하면서 오후 2시40분쯤 불은 완전히 꺼졌다.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피난통로 문을 열고 있다. [사진=전남 소방본부 제공]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피난통로 문을 열고 있다. [사진=전남 소방본부 제공]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피난통로로 차량의 회차를 유도했다. [사진=전남 소방본부 제공]
장남직 소방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천마터널에서 발생한 트레일러 화재 현장에서 피난통로로 차량의 회차를 유도했다. [사진=전남 소방본부 제공]
화재 현장에서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한 것에 대해 장 소방장은 “터널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경우는 5% 정도밖에 안 된다. 나머지 95%는 연기에 의한 질식사”라면서 “터널 내에 연기가 가득 차면 수백 대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소방관이 불 끄는 건 당연한 일이다.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칭찬을 해주셔서 솔직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앞으로도 같은 상황과 마주하면 지금과 똑같이 행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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