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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의 게임체인저] 위험은 가리지 않는다…주재원 가족도 교육을

[박성민의 게임체인저] 위험은 가리지 않는다…주재원 가족도 교육을

입력 2020-02-06 18:06
업데이트 2020-02-0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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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해외 주재원과 가족들의 귀국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다. 기업들 중에선 중국 출장자와 중국 외 해외 주재원 및 주재원 가족 등은 즉시 귀국 조치하는 한편, 중국 주재원은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해외 주재원들과 가족들은 현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며 혼돈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으려 공장 휴업을 연장하는 추세여서, 중국산 부품 재고가 소진된 쌍용차에 이어 현대기아차도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했다. 배선 뭉치인 중국제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바닥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셧다운’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대개 중국 생산 제품을 사용하며, 국내 공장에서는 재고를 통상 일주일치 정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주재원들은 본사 지침대로 재택근무를 하며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그 일을 얼마나 힘들게 해낼지 걱정된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해외 파견 전 주재원 교육을 한다. 외국어, 해외 주재원의 역할과 책임, 윤리, 주재국의 문화, 해외 근무에 대한 선배들의 경험담 등을 가르친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의 해외 주재원 주요 교육내용은 글로벌 리더십, 외국인과 일하는 방법, 다양성 수용, 가족 적응, 배우자 경력개발, 해외에서의 자녀 교육과 지도 등으로 교육이 폭이 더 넓다. 해외 주재원 본인뿐 아니라 해외 주재원 가족 전체의 해외 적응을 돕는 데 글로벌 기업들의 교육 목표가 있다. 한국도 가족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기업이 있지만, 그 비중은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처럼 해외 주재 중 벌어질 돌발상황은 해외 주재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닥칠 수 있다. 기업들이 해외 주재원뿐 아니라 가족의 상황까지 돌봐야 함을 이번 사태가 역설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해외 주재원 대상 국내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해외 주재원들이 파견 시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자녀 교육, 가족 적응, 해외에서의 성과 순이다. 해외 주재원 본인에 대한 걱정보다 자녀 교육과 가족 적응이 우선인 것이다. 해외 주재원 성과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도 자녀와 가족들의 해외 생활 만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 사태와 같은 일은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 해외 주재원과 가족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한 채 파견된다면 이번과 같은 혼란은 반복될 것이다. 해외에서의 성과를 바란다면 근시안적인 해외 주재원 본인에 대한 교육에서 해외 주재원 배우자의 적응과 해외 주재원의 자녀 교육으로 거시적으로 직원 육성의 개념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국내 글로벌 기업의 57%가 향후 2년 동안 해외 장기 파견자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주재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배려하는 교육체계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키우는 일을 촉진할 것이다.

배화여대 교수

2020-02-07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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