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은 민생도 아니다? 후순위로 밀린 ‘노동 공약’

입력 : ㅣ 수정 : 2020-02-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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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총선, 2017년 대선과 다른 민주당 행보
한국노총 “7일까지 공약이행 계획 답변 달라”
인재영입에도 ‘노동’ 관련 인사 없어
5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위원장 이·취임식 및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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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위원장 이·취임식 및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부터)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을 강조하며 총선 공약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공약’은 후순위로 밀린 채 자취를 감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20대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노동존중’을 표방하며 노동공약을 핵심으로 내세웠던 것과 대비된다.

민주당이 5일까지 발표한 5가지 총선 공약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 ‘유니콘 기업 육성’, ‘자영업자 등 민생활력 제고’, ‘청년신혼부부 주택 확대’, ‘보행 안전’이다. 노동계는 “물론 향후 총선 공약에 노동도 자연스럽게 담길 것”이라면서도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린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이번 총선에서 노동을 강조하는 것이 선거 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반대하면서 자유한국당과 선명성 경쟁을 할 수 있고,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컸던 지난 총선 및 대선과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이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이 지난해 7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맺은 노동존중 정책연대 협약서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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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이 지난해 7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맺은 노동존중 정책연대 협약서를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한국노총은 지난 3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총선에서 민주당의 노동공약이 사라진 점을 우려하며 공문을 보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실장은 “선거를 앞두고 노총의 방침을 정해야 하고, 노동공약도 당의 총선 공약에 반영시켜야 한다”면서 “취약해진 민주당의 노동공약 이행의지를 묻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오는 7일까지 노동 분야 주요 과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이행 노력과 향후 계획 등의 답변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머뭇거리는 사이 한국당은 ‘친기업’을 표방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표 노동공약인 최저임금과 주52시간 제도를 무력화하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최저임금 업종별·규모별 차등적용과 다양한 근로시간 제도(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재량근로제 등)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 강성노조의 불법 파업 행위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공약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정의당은 이날 4번째 공약으로 ‘전태일3법’을 제안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특수고용노동자들도 노동3권을 보장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동’이 후순위로 밀린 현실은 각 당이 총선에서 여론을 집중시키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인재영입’의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당이 9번째, 민주당이 16호 영입 인재를 발표했지만, ‘노동’과 연결할 수 있는 인재는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동계는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함께 움직이는 측면이 있어서 다른 방식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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