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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김웅, 새보수당 입당…추미애 겨냥 “사기 카르텔 때려잡겠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2-04 12:10
업데이트 2020-02-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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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하나 보냈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 차지”…조국·秋 지칭한 듯

“새보수당에 ‘하고 싶다’ 의사 먼저 전달”
“검경 너무 세…수사기관 분권화 하고파”
“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 아냐”

金, ‘검경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
檢 내부망에 검경 수사권 조정안 맹비난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퇴보”
정부·여당 수사권 조정안 반대하다 좌천
‘검사내전’ 책 써 베스트셀러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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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입당 인사말하는 김웅 전 검사
새보수당 입당 인사말하는 김웅 전 검사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 1호인 김웅 전 검가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4/뉴스1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반발해 항명성 사의를 했던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전 부장검사가 새로운보수당에 인재영입 인사로 입당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직접 영입한 김 전 부장검사는 4·15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서 “대한민국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입당식에서 “제가 잘하는 일은 사기꾼 때려잡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그게 그냥 개혁이 돼 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하나의 사기꾼을 보내고 났더니 다른 사기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기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피했더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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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3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3
뉴스1
조국 전 법무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 연합뉴스
김 전 부장검사는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 됐다. 피고인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하는 세상이 됐다. 서민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 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폭풍 속으로 한번 뛰어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전날 검사들에게 ‘검사동일체’ 원칙이 폐기됐다며 상명하복 문화를 벗어나라고 주문한 데 대해선 “구단주가 선수들에게 ‘감독 말 듣지 말라, 코치도 바꿀 테니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들렸다”면서 “선수는 구단주가 아니라 팬들을 위해 뛰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유 위원장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좀 완곡하게 전달드렸고, 그런 과정에 어떤 형태로 (새보수당에) 참여하는가에 대해선 많이 설득받고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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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전 부장검사 환영하는 하태경
김웅 전 부장검사 환영하는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에서 김 전 부장검사를 환영하고 있다. 2020.2.4 연합뉴스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새보수당 선택한 이유에 대해 “큰 당만 가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수사기관을 분권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항상 세만 따르고 살 순 없다. 그래서 다른 당은 아예 접촉도 안 했다”며 새보수당에서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또 “권세나 힘 있고 이런 거 필요 없이 국회 다니면서 새보수당 사람들을 만나보니 기백이 있고, 말을 잘 들어주더라”고 말했다.

여기서 ‘큰 당’ ‘다른 당’은 김 전 부장검사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냈던 자유한국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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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받으며 환하게 웃는 김웅 전 검사
소개받으며 환하게 웃는 김웅 전 검사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 1호인 김웅 전 검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소개를 받고 있다. 2020.2.4/뉴스1
김 전 부장검사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분권화해야지 지금은 수사기관 힘이 너무 세다”며 정치인이 돼서 수사기관 분권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정부·여당의 수사권 조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다 지난해 7월 수사 실무를 맡지 않는 연구직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입당과 관련해 “남이 손가락질 할까봐 피하고 있는 게 부끄러웠다”면서 “어차피 욕하려면 욕하는 거고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내가 부끄럽게 살겠나 싶어 한 번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의 입당식을 열었다.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전 부장검사 영입 행사를 열어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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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영입 행사에서 인사말 하는 김웅 전 부장검사
새보수당 영입 행사에서 인사말 하는 김웅 전 부장검사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2.4 연합뉴스
유 위원장은 김 전 부장검사가 사표를 낸 이튿날 당 회의에서 “스스로 ‘그냥 명랑한 생활형 검사’라고 부를 정도로 권력 등에 전혀 욕심이 없던 사람으로 알려졌다”면서 “(사직 소식에) 많은 국민의 가슴이 뭉클했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했었다. 이후 법무연수원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14일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사의를 표명하며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맹비난했다.

또 “국민에게는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고 비판한 뒤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올렸다.

자신의 형사부 검사 시절 사건 이야기를 담은 책 ‘검사내전’을 썼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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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꽃다발 받는 김웅 전 부장검사
환영 꽃다발 받는 김웅 전 부장검사 ‘검사내전’ 저자인 김웅 전 부장검사(왼쪽 네 번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0.2.4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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