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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남 8학군’ 버지니아 페어팩스 코로나 비상… 中 교환 중학생 중단

‘美 강남 8학군’ 버지니아 페어팩스 코로나 비상… 中 교환 중학생 중단

한준규 기자
입력 2020-02-02 17:40
업데이트 2020-02-03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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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베이성 이창지역 21명 방문 예정…롱펠로중학교 프로그램 취소 번복

조이메이슨대학 재학생 감염 소문
학생들 불안감에 마스크 쓰고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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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외국인의 모습. 서울신문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외국인의 모습.
서울신문 DB
미국에서 소위 ‘강남 8학군’으로 통하는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홍역을 겪고 있다. 중국 내 중학교와 진행하던 교환 학생 프로그램이 중단됐고, 인근 조지메이슨대 재학생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부촌으로 통하는 맥클린의 롱펠로중학교는 지난달 22일 ‘중국 후베이성의 이창지역 중학교 학생 21명이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찾는다’고 학부모들에게 이메일 등으로 공지했다.

학교 측은 “이창 지역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롱펠로 학생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은 것”이라며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버지니아 보건국 등은 학생들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도록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매년 진행하는 행사여서 취소하기 쉽지 않았던 데다, 신종 코로나의 하루 사망자가 20명을 넘어선 건 지난달 27일이라는 점에서 당시는 아직 발병 초기 단계였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했다. 교육청과 학교에 전화와 방문 등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중국 학생들과의 교환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23일 오전에 열린 회의에서 “학교와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얼마나 잘 평가했는지 의문”이라면서 “중국 학생들의 학교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고 23일 오후 학부모들에게 ‘중국 이창지역 중학생의 방문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캘롤 킴 교장은 “학생과 직원의 건강과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면서 “중국 학생들의 학교 방문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결국 중국 학생들은 홈스테이와 학교 방문 등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워싱턴 인근 호텔에 머물며 박물관, 미술관, 공원 등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학생은 “미국 친구들과 이메일 등으로 사진을 주고받는 등 만날 기대를 하고 왔는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워싱턴DC 인근의 페어팩스에는 미국 최고의 공립 과학고로 불리는 토머스제퍼슨(TJ)과학고와 함께 맥클린고등학교, 옥턴고등학교, 조지메이슨대 등 유수의 교육기관들이 몰려 있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 외교관과 기업 주재원의 자녀가 몰리기 때문에 미국의 8학군으로 불린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페어팩스의 교육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이외 페어펙스에 있는 조지메이슨대의 한 학생이 중국을 다녀오고서 기침을 하는 등 신종 코로나 의심증상을 보이자,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조지메이슨대는 전체 학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보건국이 정밀 역학조사를 하고 있고, 조만간 검사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면서 “의심환자가 일반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수도 있다”며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하지만 학생식당, 카페, 도서관 등을 찾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드는 등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계 한 학생은 “수업 시간에 나를 쳐다보는 다른 학생들의 눈초리도 다르고, 말을 거는 친구들도 없어졌다”면서 “수업을 받는 내가 천덕꾸러기처럼 느껴진다”고 하소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20-02-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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