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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中 생화학무기 실험실서 유출”… 음모론까지 확산

“신종 코로나, 中 생화학무기 실험실서 유출”… 음모론까지 확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0-01-29 18:08
업데이트 2020-01-2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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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지 “첫 감염자 화난시장 방문 안 해”
외신도 우한병독연구소 등 2곳 연루 의혹
“中, 은폐하려 발원지로 화난시장 지정”

연구진 “첫 감염자 타인에게서 전염된 듯”
거론된 2곳도 잘 알려진 곳… 신빙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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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원 우한병독연구소(WIV)
중국과학원 우한병독연구소(WIV)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가운데 ‘이번 사태의 근원지가 따로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내 생화학 무기 개발 시설에서 유출된 바이러스가 이번 전염병 확산의 진짜 ‘원흉’이라는 음모론이다. 이는 지난 27일 중국 보건당국이 후베이성 우한시 화난수산물도매시장을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로 공식 확인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2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우한 진인탄 병원 연구진은 지난 24일 영국의 의학지 ‘랜셋’에 신종 코로나 환자 41명의 임상 특징을 정리한 논문을 발표했다. 진인탄 병원은 신종 코로나 환자들을 격리해 치료한다. 논문에 따르면 첫 번째 신종 코로나 감염 환자는 지난해 12월 1일 발견됐는데, 그는 화난 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발원지가 화난 시장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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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즈음부터 여러 가설이 나왔다. 워싱턴타임스는 24일 신종 코로나가 2015년 1월 설립된 중국과학원 우한병독연구소(WIV)에서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소에서 빠져나온 바이러스가 다른 동물을 숙주 삼아 인간에게 감염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이스라엘군 정보관 대니 쇼햄은 “현재 중국 정부는 우한에서 두 곳의 (불법적인) 생화학 실험실을 운영한다. 신종 코로나를 촉발시킨 바이러스도 여기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화교매체 ‘신탕런’은 “우한 소재 중국과학원 우한국가생물안전실험실(NBL)에서 치명적인 세균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연구소가 신종 코로나와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곳은 2018년 1월 국제사회로부터 4단계 생물안전체계를 인증받은 ‘P4 실험실’이다. P4 실험실은 사스와 에볼라 등 인류 최악의 전염병을 연구할 수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5일 “중국이 우한에 이들 연구시설을 세울 때부터 전 세계 과학자들은 ‘연구소 밖으로 바이러스가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이들 연구소와 가까운 화난시장에서 신종 코로나가 발발해 전 세계로 퍼진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의심이다. 중국 정부가 연구소의 존재를 숨기고자 의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발원지를 화난시장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 매체의 주장은 단순 ‘의혹 제기’ 수준에 불과해 신빙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지목한 중국의 두 연구소는 중국 홍보 영화 등에서 ‘가장 선진적인 연구 기관’으로 소개되곤 한다. 여기서 정말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생화학 연구를 진행한다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이곳을 자랑했겠느냐는 반론이다. 랜셋 연구진도 첫 번째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서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둘 뿐 연구소 등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친중 성향) 에티오피아 출신이어서 중국에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 사태를 잠재우고자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유포했다’는 등 다양한 괴담이 떠돌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20-01-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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