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등교는 겁나고 애 맡길 곳은 없고… ‘신종 코로나’에 떠는 엄마들

등교는 겁나고 애 맡길 곳은 없고… ‘신종 코로나’에 떠는 엄마들

김소라 기자
김소라,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1-28 23:12
업데이트 2020-01-29 02:5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교육당국 “당장 휴업·개학 연기 안 해”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엔 휴교 요청 쇄도
교육부, 후베이성 방문자 자가격리 요청
“명절 중국 다녀온 베이비시터 많아 걱정”
평택, 어린이집 임시 휴원령 등 개별 대응
이미지 확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오전 대구 지역 일부 초등학교가 개학하면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대구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8일 오전 대구 지역 일부 초등학교가 개학하면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대구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국에 ‘초비상’이 걸렸지만 교육당국은 각급 학교를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 대신 학생 및 교직원의 중국 후베이성 방문 실태를 파악해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리는 등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28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계장관회의 결과 각급 학교를 정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학부모의 우려를 감안해 개학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고 범정부적인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개학한 관내 초·중·고등학교는 111개교(8.4%)다.

교육부는 이날 박백범 차관 주재로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후베이성을 방문한 학생과 교직원, 학생과 동행한 학부모에게 귀국일을 기준으로 최소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 자가격리되는 인원에 대해서는 학교별로 전담자를 지정해 의심 증상이 있는지 등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기로 했다. 교육당국은 졸업식 등 단체 행사를 소규모로 진행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각급 학교 시설에 대해 방역과 소독을 실시하고 소독제를 지급하는 등 위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계속되고 있다. 성인보단 영유아들이 신종 감염에 취약할뿐더러 감염되면 증세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개학 연기와 휴교를 요청하는 청원 요청이 이어졌다. ‘개학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청원글에는 올라온 지 하루 만인 28일 5000명 가까이 동의했다. 자신을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중국 베이징에서는 대학교까지 방학 기간을 연장하는 등 전염 예방에 집중한다”며 “교육 일정 차질과 방학 연장으로 인한 민원을 걱정하겠지만 위험을 줄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적었다.
28일 임시 휴교 중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한국어학당 건물에 휴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경희대 등 서울 지역 대부분 대학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국어학당 임시 휴강을 결정했다. 서울 연합뉴스
28일 임시 휴교 중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한국어학당 건물에 휴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세대를 비롯해 서울대·고려대·이화여대·경희대 등 서울 지역 대부분 대학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한국어학당 임시 휴강을 결정했다.
서울 연합뉴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학부모는 “주변 베이비시터 중 중국 동포도 많은데, 명절에 고향을 다녀온 시터가 있으면 아이들도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그냥 독감만 유행해도 걱정인데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라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지 말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학교나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으면 아이를 돌볼 환경이 안 되는 맞벌이 부부의 걱정은 더 크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김지원(36)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친정어머니가 집에 와 아이를 돌봐주기로 했다”며 “설 연휴를 맞아 외국에 다녀온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어린이집에 보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어린이집에서도 자체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나섰다. 네 번째 환자가 나온 경기 평택시는 지난 27일 지역 내 어린이집 423곳에 공문을 보내 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임시 휴원령을 내리도록 권고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부모들에게 “아이나 가족 누구라도 연휴 기간이나 그전에 중국에 다녀왔거나 감염경로 노출이 의심된다고 생각하는 분은 어린이집에 미리 알려 달라”고 공지했다. 또 영유아가 어린이집에 등원하면 무조건 열을 재고, 조금이라도 열이 있으면 하원을 시키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1-29 10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